野 유용원 “무인기 등 첨단전력 우선 도입 필요”

군, 아파치 추가도입을 유무인 복합체계 등으로 대체 검토

아파치 대당 도입 가격 1차 사업 대비 66% ‘급증’ 비싼 가격에 효용성 의문제기

아파치헬기 기동 모습. 보잉 제공
아파치헬기 기동 모습. 보잉 제공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이란 무력충돌 등을 통해 드론의 위력과 효용성이이 입증된 가운데 한 결국 국방부가 추진 중인 대형공격헬기 2차 사업 예산이 사실상 전액 삭감돼 아파치헬기 추가 도입이 어렵게 됐다.

현존 최고의 공격헬기로 평가받는 아파치(AH-64E) 공격헬기를 36대 도입하는 대형공격헬기 2차 사업 예산이 5일 심의·의결된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에서 사실상 전액 삭감됐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5일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군의 아파치 공격헬기 추가 도입 전면 재검토는 긍정적 움직임”이라며 “무인기 등 첨단전력 우선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방예산 국회 심의 내역. 유용원 의원실 제공
국방예산 국회 심의 내역. 유용원 의원실 제공

2차 추경에서는 정부안보다 국방예산은 900여억원이 감소했다. 이 중 방위력개선비에서 7개 사업 877억6100만원이 에서 감액이 됐는데, 이중 대형공격헬기 2차 사업은 100억원에서 97억원이 감액됐다. 추경에서 3억원의 예산이 확정됐지만, 이 예산은 타사업에 전용돼 사실상 전액 삭감이 됐다고 유 의원은 설명했다.

유 의원은 “아파치 공격헬기를 도입하기 위한 대형공격헬기 2차 사업은 지난 5월 합동참모회의에서 유무인복합체계 등 대체전력검토로 진행이 결정된 바 있다. 추경에서도 사업 예산이 전액 삭감됨으로써 사업의 백지화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 등에서 소요가 제기된 아파치 도입사업은 문재인 정부의 ‘국방개혁 2.0’ 기획을 바탕으로 제시된 ‘신작전수행개념’이 취소됐음에도 사업이 유지되고 있는 것을 지적한 바 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이어 “아파치 공격헬기 보다는 무인기 등 첨단전력을 우선 도입이 필요하다”며 “미 육군도 유지비도 비싼 구형 아파치 공격헬기를 조기 퇴역시키고 그레이이글 등 첨단 드론 전력으로 군 구조의 변화를 진행하는 만큼 우리 군의 아파치 공격헬기 추가도입 전면 재검토는 긍정적인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했다.

‘아파치헬기 2차 도입 이대로 괜찮나’ 유용원 의원 유튜브. 유용원 의원실 제공
‘아파치헬기 2차 도입 이대로 괜찮나’ 유용원 의원 유튜브. 유용원 의원실 제공

군 당국이 육군의 대형공격헬기 2차 사업을 재검토하게 된 배경은 기존 예산 대비 해외 업체의 요구 가격이 높아진데다 저가의 지대공 미사일이나 드론 공격에 취약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부터다.

육군 대형공격헬기 2차 사업은 지상군의 공세적 ‘종심기동작전’ 수행을 지원하고 병력 위주의 지상 전력에서 입체 고속 기동이 가능한 전력구조로 전환하기 위한 사업이다. 최단시간에 적진 종심(縱深) 지역 깊숙이 침투해 요충지 점령과 핵심 부대 격멸 등 전략·전술 작전을 수행하는 핵심 자산으로 대형공격헬기 추가 도입을 추진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 시절 결정된 것으로 사업기간은 2022~2028년, 총사업 예상 규모는 36대 3조 1700억 원에 달한다.

1차 대형공격헬기 사업과 마찬가지로 미국 보잉의 AH-64E 아파치를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인데, 미국의 무기 수입 가격이 급등했다. 지난 1차 사업 때는 약 16억1000만 달러에 36대를 도입했지만, 2차 사업의 경우 현재까지 진행된 협상가가 29억1000만 달러로 알려졌다. 대당 도입가격이 66% 증가한 셈이다.

더군다나 러·우 전쟁의 교훈으로 값비싼 헬기 도입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됐다. 러시아군의 공격헬기가 최신 생존장비를 탑재했음에도 1000만원 안팎의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에 격추된 사례가 빈번했다. 이에 따라 개전 이래 러시아군은 300대 이상의 헬기를 잃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현대전 교훈으로 미국은 차세대 공격정찰헬기 사업을 취소하고 일본 자위대도 추가 도입을 취소했다. 호주에서도 아파치 헬기 도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일각에선 산악지형인 한반도와 개활지인 우크라이나의 작전환경이 달라 한반도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지만 헬기의 생존성 보장을 위한 유무인 복합체계 적용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터져나왔다.

유 의원은 “대형공격헬기 2차 사업은 지난 정부의 공세적 신 작전계획을 계기로 시작됐지만, 신 작전계획은 사실상 폐기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드론전 교훈을 되새겨 현재 미진한 국군 드론 전력 확보에 투자하는 게 더 낫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정충신 선임기자
정충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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