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olfer & Record

전국에 골프장이 단 10개뿐인 한 나라가 축제다. 자국 출신의 아마추어 골퍼 리하르트 테데르가 세계 최고(最古) 골프대회인 남자골프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오픈(디오픈) 출전권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자국 출신 골퍼의 사상 첫 디오픈 출전에 들썩이는 나라는 바로 북유럽의 에스토니아다. 비교적 익숙하지 않은 나라인 에스토니아는 인구가 약 137만 명으로 한국의 광주광역시(140만 명)와 비슷하다. 북유럽 발트해를 가운데 두고 스웨덴, 핀란드와 마주하고 있으며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지리적 특성상 골프장이 적다. 가장 오래된 골프장도 1993년에 생겼다.

이런 배경에 골프를 전업으로 하는 이들 역시 적다. 프로골퍼는 단 두 명이나 존재감이 적다. 아마추어 역시 테데르를 포함해 세계랭킹에 포함된 선수는 14명뿐이다. 하지만 아마추어 세계랭킹 93위의 테데르는 지난 2일(한국시간) 영국 웨스트 랭커셔 골프클럽에서 끝난 디오픈 예선에서 연장 끝에 올해 출전권을 확보했다.

테데르는 연장 세 번째 홀에서 90야드(약 82m)의 어프로치를 그대로 홀에 넣으며 지켜보는 이들의 환호를 이끌었다. 사실 테데르는 17번 홀까지 경쟁 선수들에 2타나 앞서며 연장을 치르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18번 홀에서 드라이버샷 실수로 2타를 잃었고 연장 승부까지 치르고 나서야 결국 디오픈 출전권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테데르는 “난 지금껏 단 한 번도 연장에서 패한 적이 없어 어느 정도 자신은 있었다. 포기할 필요는 전혀 없었다”며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디오픈에 나간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하지만 나도 그 자리에 어울리는 선수라고 생각한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오해원 기자
오해원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