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첫 추가경정예산(31조7914억 원)이 4일 국회 통과에 이어 5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되면서 이달 안에 국민 모두에게 ‘소비쿠폰’이 지급된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새 정부의 첫 번째 추경이 매우 어려운 국민 경제 상황을 고려해 긴급하게 편성됐다”고 했다. 경기 부진과 서민·취약 계층 지원이라는 목적과는 달리 세부 내용을 보면 소비쿠폰으로 13조8000억 원이 지급되는 것 이외에 특정 지역의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사업이 끼어들어갔고, 국방 예산은 희생양이 됐다.

국회는 당초 정부 안보다 1조3000억 원이나 증액했는데, 소비쿠폰 지급 규모를 1인당 52만 원에서 55만 원으로 증액하고, 비수도권과 농어촌은 추가로 더 지급하기로 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부담분에 대해 반발하자 일부 정부 부담으로 바꿨다. 국민 혈세를 쌈짓돈 쓰듯이 뿌린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본예산 심의 때 전액 삭감했던 대통령실·경찰·검찰 특활비 105억 원을 부활시켰다. 이 중 대통령실 특활비가 41억 원이다. 전임 정부 땐 “특활비 없앤다고 해서 국정이 마비되진 않는다”고 했다가 “운영해보니 필요하다”며 끼워 넣었다. 파렴치한 일이다.

지역 예산 1조4000억 원은 전북 4787억 원, 전남 2042억 원, 광주 994억 원 등 호남에 집중 배정됐다. 호남 고속철 2단계 사업에 일정을 앞당긴다는 이유로 1000억 원이 투입됐다. 대전·광주·부산 도시철도 사업에 각각 1259억 원, 715억 원, 100억 원이 들어갔다. 나주의 한국에너지공대(한전공대)에 100억 원을 출연키로 했다. 반면, 이런 예산 확보를 위해 국방비 905억 원이 삭감됐다. 감시카메라 과학화 사업 등의 예산을 계약 지연 이유로 잘라버린 것이다. 빚내서 소비쿠폰 뿌리는 것도 문제인데, 국회와 정부를 장악했다고 이런 일까지 벌인다. 부담은 모두 납세자와 미래세대 몫임을 잊어서는 결코 안 된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3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