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시바 “안일한 타협 않겠다”

독일 메르츠 “영국처럼 빠른 합의”

미국의 거세지는 관세 협상 압박 속에 세계 각국은 서로 다른 움직임을 보이며 각자도생을 모색하고 있다. 일본과 프랑스는 미국의 압박에도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협상하겠다는 기조인 반면, 독일과 일부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빠른 협상이 더 유리하다는 셈법이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는 6일(현지시간) NHK에 출연해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대해 “국익이 걸린 만큼 안일하게 타협하지 않겠다”라며 “시간도 걸릴 것이고 험난한 일이 될 것”이라며 장기전을 예고했다. 오는 20일 참의원(상원) 선거를 앞둔 상황에 어설픈 합의는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최대한 시간을 끌겠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일본은 미국의 공세에도 방어적인 협상 태도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졸속 합의가 불균형하다면 더 나은 협정을 위해 버틸 준비가 되어 있다”며 속도전보다는 신중론을 앞세운 ‘버티기’에 나섰다.

반면, 조기에 협상하는 것이 자국에 더 이득이라고 판단해 서두르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미국과 가장 먼저 관세 협정을 체결한 영국의 사례를 들어 “영국식 신속 합의를 통해 무역 전면전은 피하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영국의 경우 ‘관세율 10%’ 협상으로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상호관세율을 받은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조만간 관세 협상을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캄보디아 정부는 지난 4일 보도자료를 통해 “양측은 ‘미국·캄보디아 호혜적 무역협정 틀에 관한 공동성명서’ 초안을 검토하고 합의했다”고 밝혔다. 관세율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조만간 공동성명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도 앞서 “미국과의 대담한 무역협정 체결이 임박했다”며 조기 타결 가능성을 내비쳤다. 태국 역시 미국이 자국 수출품에 36%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막기 위한 마지막 협상 단계를 지나고 있다고 피차이 춘하바지라 태국 재무장관은 설명했다.

이은지 기자
이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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