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7일 이재명 대통령 앞으로 “8월 1일부터 25%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서한을 발송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에 급파돼 고위급 협상을 벌였지만 소용이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을 첫 번째 대상으로 콕 집어 25% 관세 서한을 자신의 SNS에 공개했다. 미 자동차 산업 부활이란 대선 공약을 의식해 대미 무역 흑자가 크고(한국 660억 달러·일본 694억 달러), 자동차 수출 강국인 두 나라를 가장 먼저 표적으로 삼았다는 분석이다.
서한이 공개되자 원·달러 환율은 1370원대로 치솟고, 뉴욕 증시의 한국 관련 종목들 주가가 급락했다. 하지만 사실상 협상 연장이란 점에선 긍정적이다. 오는 9일부터 적용키로 했던 25% 관세율은 유지한 채 부과 시점을 뒤로 미룬 것이다. 한국은 그동안 90일 내에 모든 합의를 도출하기는 어렵다며 유예 기한 연장을 요청해 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조건을 갖고 오면 관세는 위로든 아래로든 조정될 수 있다. 결코 미국에 실망하지 않을 것”이라며 협상 여지를 열어놓았다. 다만 “이 관세는 모든 부문별 관세와 별도”라고 선을 그었다. 우리 측 최우선 관심 사항인 자동차 25% 품목관세의 철폐에 불길한 대목이다.
위성락 안보실장이 7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만나 “조속한 시일 내에 한미 정상회담 개최를 통해 모든 현안에서 상호호혜적 결과를 진전시켜 나가길 희망한다”고 전했고, 미국 측도 이에 공감을 표했다고 한다. 그동안 관세뿐 아니라 디지털플랫폼법 반대 등 미국의 전방위 압박이 가중돼 왔다. 반면, 한 차례 정상통화 외에는 이런 현안을 다룰 고위급 접촉은 거의 없었다. 남은 24일간 골든타임에 협상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기한을 연장한 배경에는 한국의 새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밖에 안 됐고, 일본도 20일 참의원 선거가 끝나야 본격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그렇다면 한·미 정상회담을 7월 말로 앞당길 필요가 있다. 상호관세가 부과되기 전에 톱다운 방식으로 조선산업 협력, 방위비 증액 등을 지렛대 삼아 최후의 담판을 벌이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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