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10일 오전 2시쯤 재구속돼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내란수괴 혐의로 구속됐다가 지난 3월 8일 ‘구속 기간 만료’로 풀려난 지 124일 만이다. 이번 재구속은 지난 1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 저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과의 비화폰 통화 기록 삭제, 사후 계엄 선포문 작성 및 폐기 등을 지시한 혐의와 관련됐다. 윤 전 대통령이 다 알려진 사실도 부인하고 아랫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해온 데 비춰 자업자득이다.
마지막 남은 측근인 검찰 수사관 출신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과 김성훈 전 대통령실 경호차장이 경찰·검찰·공수처에서 한 진술을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입회한 특검 수사 때 번복한 게 재구속에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진술을 바꾼 배경에 변호인단의 회유·압박이 있었던 것으로 영장전담 판사가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의 우두머리 혐의를 받고 있는데도 군사령관들이 모두 수감된 상황에서 혼자 풀려나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하는 모습 등으로 여론 악화를 부추겼다. 더는 뻔한 사실을 부인하거나 평생의 명예를 잃고 곤경에 처한 인사들에게 잘못을 떠넘기지 말아야 한다. 구속되는 순간까지 국민에게 사과 한마디 하지 않은 것은 도리가 아니다.
윤 전 대통령 재구속으로 특검의 내란 사건 본류 수사도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무인기 평양 침투 등 대북 관련 수사엔 신중해야 한다. 북한의 끊임없는 오물풍선 살포에 대응한 군의 작전 성격이 있는데, ‘외국과 통모하여 대한민국에 대하여 전단(戰端)을 열게 한’ 외환유치(外患誘致)죄를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다. 무엇보다 군사상 기밀을 적에게 드러내는 자해적인 행태라는 점이 문제다. 또 추경호 전 원내대표를 비롯한 계엄 해제 요구 국회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한 조사는 정치 편향 논란을 낳을 수 있는 만큼 자중하기 바란다. 국무위원들을 계엄 동조나 방조로 처벌하는 것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