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정부의 1기 내각 구성에는 예외 없이 상당한 진통이 있었다. 사전 검증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한꺼번에 많은 후보자를 지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비리가 드러난 후보자들에 대해선 낙마시키는 결단을 했다. 정권 초기에 밀려선 안 된다는 내부 항변도 있지만, 대통령과 정권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런데 14일 시작된 이재명 정부의 첫 장관 후보자 16명에 대한 인사청문회 양상은 다소 달라 보인다. 도덕성, 약자 배려 등 더불어민주당이 추구하는 가치와 상반된 후보가 적지 않음에도 ‘정면 돌파’ 운운한다. 김민석 총리 청문회의 전철을 밟는 듯하다.
14일 청문회가 실시된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지난 5년간 채용한 국회의원 보좌진 가운데 “면직 보좌진은 46명이 아닌 28명”이라고 해명했으나 여전히 이례적으로 많다. 자택 쓰레기 분리수거, 변기 수리 등 비상식적 지시 행태를 폭로한 전직 보좌진을 두고 “갈등과 근태 문제 등을 일으켰던 인물”이라고 했지만, 2차 가해 논란만 키웠다. ‘여성·가족’이라는 부서명이 민망할 정도다. 최소 11건의 ‘표절’ ‘제자 논문 가로채기’ 의혹을 받는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논문 작성 기여도가 가장 큰 제1 저자는 본인”이라고 역공하고 나섰다. 그렇다면 보좌진과 제자 등을 청문회 증인이나 참고인으로 불러 국민 앞에 직접 설명토록 하는 게 도리다.
정동영 통일부, 정은경 보건복지부,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등도 만만찮은 의혹이 제기됐고, 다수가 부동산 투기 의문표를 달고 있다. 그런데도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12일 SNS에 첫 내각 인선에 대해 “대통령님의 눈이 너무 높다”고 했다. 민주당도 “음해성, 신상털기, 국정 발목잡기”(김병기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로만 몰아붙일 때가 아니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비서관은 14일 “검증 과정에서 미처 몰랐던 일이 생길 수 있다.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민주당이 야당 시절 내세웠던 기준을 적용하면, 후보자 대다수가 부적격자일 것이다. 대통령 눈높이보다 국민 눈높이가 훨씬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