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환 한국외국어대 교수, 前 한국국제정치학회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8월 1일부터 유럽연합(EU)과 멕시코를 상대로 30% 상호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며, 무역적자는 안보 위협이라는 인식을 분명히 했다. 미 행정부는 지난 4월 ‘상호관세’ 정책 발표와 함께 한국을 포함한 국가에 25% 수준의 관세 부과를 개시했다. 우리 정부는 다음 달 1일부터 25% 관세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다, 수출로 버티는 우리 경제는 미국의 관세 폭탄으로 위기에 직면했다. 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미국 정부와의 구체적 합의는 아직 없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일방적인 관세 인상 조치 이후 미 재무부는 총액 기준 6월 관세 수입으로 역대 최고치인 272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배 늘어난 수치다. 관세가 연방정부의 주요 수입원으로 부상한 셈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이 미국민의 지지로 탄력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이 와중에 국내에선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 문제가 불거졌다. 전작권 문제는 국가안보실장의 방미 때 다룬 게 아니고, 새 정부 출범 후 외교안보 라인에서 별도로 논의해 왔다고 한다. 관세 협상에 집중해야 할 시점에 이 얘기가 왜 나오는지 어리둥절하다. 한미 관세 협상은 현 정부가 직면한 첫 외교적 시험대다. 제대로 풀지 못하면 국익은 물론 한·미 관계에도 위기가 올 수 있다.

대통령실은 전작권 전환은 장기 현안으로 미국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지만, 전문가들은 빠른 전작권 전환 언급에 우려하고 있다. 전작권을 이양받으려면 국군은 당장 북한의 재래식 전력을 상대할 정도로 지휘 통제 및 감시 정찰 분야 능력부터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 아직 국군은 전작권 전환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고 있고, 수십조 원에 이르는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NATO) 동맹국들에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까지 올릴 것을 요구해 관철했다. 올해 우리나라 국방비는 61조2000억 원으로, GDP 대비 2.3%다.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100억 달러를 더하면 GDP 대비 3%에 가까워진다. 전작권 전환은 국군의 능력이 충분하고 한미동맹이 견고할 때 꺼낼 카드이다.

미국 외교정책 전문가인 마이클 맨델바움에 따르면, 18∼21세기 미국은 주기적으로 다른 나라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무역 제재를 가했다. 초강대국인 미국은 20세기에 세계에서 가장 큰 경제를 구축한 후 자본 수출과 미국 시장 접근을 이용해 다른 나라의 국내 및 외교정책에 영향을 미쳤다. 이는 원래 안보 고려에서 비롯됐다. 우방이라 하더라도 더는 ‘안보 무임승차’와 ‘무역수지 적자 누적’은 허용하지 않는다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스탠스다.

전작권 전환 문제도 우리 정부가 언젠가 논의해야 할 사안이다. 하지만 아직은 그 시점이 아니다. 전 정부가 시작도 하지 못한 남북한 협상의 입구 전략은, 북한을 미국 및 일본과 수교 협상 테이블로 이끄는 것으로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신뢰감 있는 한·미 관계의 유지가 필요하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관세 인상에 대해 국내 수출 기업 10곳 중 9곳이 상호관세가 15%를 넘으면 견디기 어렵다고 한다. 지금은 관세 협상에 매진해야 한다.

이상환 한국외국어대 교수,  前 한국국제정치학회장
이상환 한국외국어대 교수, 前 한국국제정치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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