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17일)를 앞두고 사전 답변서를 통해 “한국 법인세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다소 낮은 수준” “안정적 세입 기반 확보가 중요하다”고 밝혀 법인세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2022년 법인세 최고세율을 24%로 1%포인트 낮췄다. 지난해 법인세는 반도체 시황 악화와 세율 인하가 겹쳐 2023년 대비 17조9000억 원 감소한 62조5000억 원에 그쳤다.

이재명 대통령은 15일 국무회의에서 “내년에도 정부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경제가 심각하면 3차 추경, 3차 소비 쿠폰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기조에선 재정 적자가 급증할 수밖에 없다. 세수를 책임져야 할 구 후보자가 기업에 부담을 떠넘기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하지만 진단도 처방도 다 틀렸다. 한국 법인세 최고세율은 OECD 평균(21.5%)보다 높다. 영국(25%)·프랑스(25.8%)보다 낮지만, 주요 경쟁국인 일본(23.2%)·미국(21%)·독일(15.8%)보다 높다. 오히려 국제통화기금(IMF)과 OECD는 “한국은 부가가치세율 인상이 급하다”고 권고한다. 50년 가까이 10%로 묶여 있어 영국·프랑스(20%)와 독일(19%)의 절반 수준이다. 세수 왜곡도 심각하다. 10년 만에 세수 비중이 소득세>법인세>부가세 순으로 역전됐다. 10년동안 소득세가 142% 급증한 반면 법인세는 83%, 부가세는 32% 증가에 그쳤기 때문이다.

재정을 확대하려면 부가세율부터 손대고 국민개세주의 원칙에 따라 소득세 면세 비율을 줄여야 한다. 법인세율 인상은 땜질 처방일 뿐이다. 법인세율을 올린다고 법인세가 더 걷힌다고 보장할 수도 없다. 재정 중독에서 벗어나는 게 급선무다. 선진국들은 막대한 재정적자가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를 무력화시키는 ‘재정 종속’ 공포에 짓눌려 있다. 이로 인해 일본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1.6%, 미국의 30년물 국채는 4.979%까지 치솟아 17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구조조정과 혁신으로 성장을 도모해야지, 재정만 퍼붓다간 국가 신용등급 하락으로 제 발등을 찍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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