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수 논설위원

LG전자가 시니어 전용 TV를 연내 내놓을 것이라고 한다. 5070 세대 맞춤형 TV는 국내 처음이어서 관심을 끈다. 세탁기·냉장고·에어컨·공기청정기·정수기 등 시니어를 타깃으로 한 가전제품이 뒤따라 나올 것이라고 한다. 이제까지 주로 신혼부부가 중심이던 맞춤형 가전제품이 고령화 시대를 맞아 대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LG가 고령층 눈높이에 맞춰 설계부터 세부 기능까지 전면 혁신한 시니어 TV는 여러모로 차별화된다. TV 화면은 단순하게 구성됐고, 리모컨은 크기를 키우고 버튼 수를 최소화했다. 넷플릭스, 유튜브 등 동영상 채널이 크게 늘고, 서비스도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다양해져 리모컨 조작이 어려운 고령층의 편의성을 배려한 변신이다. 글자 확대, 음성 안내도 맞춤형으로 최적화됐다. 특히, 복약 알림이나 위급 상황 때 자녀 등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헬프 버튼’ 기능도 탑재됐다. 자녀가 스마트폰으로 TV에 사진·영상·유튜브·콘텐츠를 보낼 수도 있고, 영상통화도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고령화사회가 되면서 고령층에 대한 시각도 크게 달라졌다. 65세 이상 고령자는 지난해 말 1024만 명(주민등록인구 기준)으로 전체 인구의 20%를 넘었다. 상당수는 여전히 돌봄·요양의 대상이지만, 과거와는 달리 소비·여가·자기 계발 등에 적극적인 고령자도 급증하고 있다. 특히, 1970년대 중후반부터 본격화한 경제 성장기를 거쳐 경제력·체력을 겸비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는 은퇴 이후 강력한 소비층으로 부상했다. 이른바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의 등장이다. 한국무역협회는 국내 시니어 산업 시장은 2020년 72조 원에서 2030년 168조 원으로 급신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은 2030년에 5100조 원, 유럽은 7300조 원, 일본은 1300조 원으로 시장이 더 커질 전망이다.

지갑이 든든한 고령층의 부상은 경제 전체에 큰 활력소가 될 게 분명하다. 금융·건강·취미 등 전방위적인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LG의 시니어 TV는 새로운 소비시대의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 주요 산업마다 악재가 호재보다 많아 침체된 상황이다. 그래도 새 시대는 열리고 새 기회도 온다. 혁신으로 변화를 선도해 도약할 기회를 만드는 게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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