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등 860여차례 소환
‘먼지털기식 수사’ 지적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에 대해 대법원이 17일 검찰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고 무죄를 최종 확정했다. 대법원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삼성그룹 지배권 승계 목적이 있었는지와 회계부정 여부 등에 대해 검찰과 달리 판단했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이날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삼성그룹의 각종 서버·PC 등에 대한 강제수사를 통해 압수한 자료의 증거능력을 부정한 원심 판단에 대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의 적법성, 재전문증거의 증거능력, 위법수집증거 배제법칙의 예외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이 회장에 대해 제기된 혐의와 관련해 법리 오해 또는 판단 누락이 있었다는 취지의 상고 이유를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삼성 측 변호인은 선고 직후 이번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통해 삼성물산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가 적법하다는 점이 분명히 확인됐다는 내용의 환영 입장을 냈다.
이 회장의 무죄가 확정되면서 검찰의 ‘먼지털기식 수사’와 ‘기계적 상고’ 관행이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검찰은 2018년부터 1년 9개월간 이 회장 등 삼성그룹 경영진을 대상으로 경영권 승계에 관한 고강도 수사를 벌였다. 이복현 전 금융감독원장이 당시 수사 책임자로, 300명 넘는 관련자를 조사하고 5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삼성그룹 서버·PC에서 압수해 분석한 디지털 자료는 2270만 건에 달했다.
수사 결과 발표까지 21개월이 소요되면서 ‘무리한 수사’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검찰은 1·2심에서 사실관계에 대한 무죄 판단이 나오면 법률심인 상고심에서도 같은 판단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법조계 의견에도 불구하고 지난 2월 상고를 제기했다. 결국 대법에서 무죄가 확정되면서 검찰은 ‘기계적 상고’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김한규 법무법인 공간 변호사는 “관행적·기계적 상고에 대해 책임을 물을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후민 기자, 김군찬 기자, 노수빈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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