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 부당합병 등 무죄 확정

 

이재용, M&A 본격 진두지휘

제2 미래전략실 등 복원 촉각

 

멈췄던 인사 단행 재개하고

로봇·바이오 투자 확대할 듯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9년간의 사법 리스크 족쇄를 벗고 ‘뉴(New) 삼성’ 건설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잃어버린 9년을 되찾는 최우선 과제는 현재의 경영 난맥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 재건을 비롯해 주력 사업인 반도체 부문 회복 및 실적 개선이 꼽히고 있다. 인공지능(AI)·로봇·바이오 등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과감한 투자와 정체된 인적 쇄신의 시계도 빠르게 되돌릴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 안팎에선 이 회장이 조만간 경영 메시지 등을 통해 위기 극복에 대한 의지를 직접 밝히고, 분위기 쇄신을 위한 조직 개편까지 단행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 회장은 그간 사법 리스크로 해외 출장 등에 차질을 빚는 등 적극적인 경영 활동에 제약을 겪었다. 2016년 국정 농단 사건 이후 두 차례 구속돼 560일 수감 생활을 했고, 2주에 한 번꼴로 재판에 출석하면서 한국 대표 기업인 삼성의 세계적 위상과 기술력은 경쟁 기업과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세계 1위를 달렸던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은 SK하이닉스에 우위를 내줬고, 미래 먹거리로 꼽았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도 대만 TSMC에 점유율에서 크게 밀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삼성의 ‘성공 방정식’을 되찾을 최우선 방안으로 과거 미래전략실 같은 그룹 컨트롤타워 복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영학회장을 지낸 김재구 명지대 경영대학 교수는 “‘인간을 화성에 보내겠다’와 같은 참신한 비전을 제시하는 미국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처럼 이 회장도 컨트롤타워 재건과 함께 일반 국민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메시지를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과거 일본 토요타가 위기에 빠졌을 때 오너가인 도요다 아키오 회장이 직접 구원투수로 나선 것처럼 삼성 역시 위기 속 이 회장의 리더십이 절실한 시점”이라며 “컨트롤타워 재건과 함께 주력 사업인 반도체와 미래 사업 분야를 이 회장이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등 사업에서 대형 인수·합병(M&A) 등 적극적인 투자가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직접 빅테크 최고경영자와 현안을 논의할 수 있게 된 만큼 글로벌 고객 확보가 필수적인 사업 부문에서 경영 보폭이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실제로 이 회장은 항소심 무죄 선고일 바로 다음 날인 지난 2월 4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한 자리에서 만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참여를 골자로 한 AI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신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지난 5월엔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오디오·전장)와 플랙트그룹(대형 공조), 지난 7일엔 젤스(디지털 헬스케어) 등 관련 기업을 잇달아 인수했다.

김성훈 기자, 김호준 기자
김성훈
김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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