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과일의 계절이다. 온실 재배법이 개발되어 계절에 상관없이 과일을 먹을 수 있게 되었지만, 그래도 다양한 과일이 잘 익어가는 여름에 가장 많은 과일을 접할 수 있다. 각각 호박과 오이와 같은 계통이니 정확하게는 과일이라고 하면 안 될 것 같은 수박과 참외가 과일 가게마다 수북하게 쌓여 있으니 여름에 이런 느낌이 더 든다. 여기에 복숭아와 자두까지 더해지니 더욱더 풍성하게 느껴진다.
특별한 시설이 아닌 노지에서 계절에 맞게 자라나는 과일을 우리는 제철 과일이라 부른다. 겨울에는 식물의 생장이 거의 멈추니 봄부터 부지런히 준비된 산물이다. 봄에 꽃을 피워 바람을 타거나 곤충을 유혹해 때를 맞춰 가루받이를 한 덕이다. 더워지는 날씨와 때맞춰 내리는 비를 바탕으로 과육을 키우고 새콤달콤한 맛을 들인 덕이다. 우거지는 녹음에 맞춰 저마다의 솜씨에 따라 색으로 물든 덕이다.
이렇듯 철 따라 먹을 수 있는 과일을 가리키는 말이 흔히 쓰이니 하나의 단어로 생각해 ‘제철과일’처럼 붙여 쓸 수도 있다. 그렇다면 사전에 올라 있을 텐데 그렇지 않으니 ‘제철 과일’과 같이 띄어 써야 한다. 제철과일, 음식과 관련된 특강을 하는데 실시간 방송을 담당한 팀의 이름이 이랬다. 그 이름이 별스럽다고 생각하며 나란히 쓰인 영어 이름을 보니 ‘제철과 일’로 띄어서 쓰거나 읽어야 할 이름이었다.
창의력에 다양한 재능을 갖춘 젊은이들이 모였단다. 주력으로 삼는 일도 있지만 때에 따라 발 빠르게 변신하고 확장하고 제휴하며 제철에 맞는 일을 찾아 나가는 젊은이들이었다. 생각해 보면 제철 과일과 같은 이들이기도 하다. 인생의 봄에 세상에 나올 준비를 하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은 이들이다. 이제 제철을 찾아 탐스러운 열매를 시장에 내어놓고 있는 이들이다. 세상의 모든 젊은이가 제철 과일처럼 제철과 일을 찾아 나갈 수 있는 세상이 되길.
인하대 한국어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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