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실시된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집권 여당인 자민당과 연립 여당 공명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해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급속히 국정 동력을 잃을 위기를 맞게 됐다. 자민당과 공명당은 과반 유지 목표 의석인 50석에 미달하는 47석밖에 얻지 못해 ‘소수 여당’이 됐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해 10월 취임 후 실시된 중의원 선거 패배에 이어 지난 6월 도쿄 도의원 선거, 그리고 참의원선거까지 세 번 연속 참패해 사실상 레임덕 상태에 접어들었다.

자민당 정권이 중의원에 이어 참의원에서도 과반을 지키지 못한 것은 1955년 창당 이후 처음이고, 일본 정치의 불확실성은 증폭될 것이다. 자민당은 지난 70년 역사에서 두 차례에 걸쳐 3년간 야당이었을 뿐 확고부동한 일본 정치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비자금 스캔들에 쌀값 폭등 등 고물가, 대미 관세협상 등으로 이시바 내각은 위기에 몰렸고 유권자의 신뢰도 땅에 떨어졌다. 이번 선거에서 미국 우선주의(MAGA)처럼 ‘일본 퍼스트’를 내세운 참정당이 14석을 확보하며 약진한 것은 일본도 배타적 우파 포퓰리즘 태풍 영향권에 들어갔음을 보여준다. 신생 정당인 참정당은 주로 중국인 관광객의 몰상식한 행태를 비판하는 반중(反中) 공약으로 표를 얻었지만, 외국인에 대한 배타주의적 기조를 볼 때 한국도 예외가 아닐 수 있다.

일본 정치가 흔들리면 북·중·러 위협에 대응하는 한미일 공조에 이상이 생길 수 있고, 한일관계도 영향을 받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미 동맹도 거래라는 입장을 보여 더욱 문제다. 이시바 총리는 한일수교 60주년 도쿄 리셉션에 직접 참석했을 정도로 한일 협력에 적극적이지만, 극우 야당이 과거사와 영토 문제를 내걸고 정권을 흔들면 공조가 흔들릴 수 있다. 그런 만큼 이재명 정부가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셔틀 외교 재개 및 한미일 협력 강화를 위한 이니셔티브를 적극 행사할 필요가 있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