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이 취임한 직후에 국정원이 수십 년 간 운영해온 대북 라디오·TV 방송을 전면 중단시켰다고 한다. 이 원장의 과거 이력을 보면 어느 정도 예견되긴 했지만, 북한 주민의 알 권리와 인권은 저버리고 김정은 정권의 비위를 맞추는 것은 물론, 핵무기에 맞설 비대칭 무기인 정보·심리전을 스스로 포기하는 일도 된다.

민간 대북 방송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원장 취임 열흘 만이던 지난달 5일부터 14일에 걸쳐 국정원이 관리해온 ‘인민의 소리’ ‘희망의 메아리’ ‘자유 FM’ ‘K뉴스’ 등 라디오 방송과 국정원 대북 TV 방송이 모두 송출을 중단했다. 이런 일은 진보 정권인 김대중·노무현 정부는 물론, 문재인 정부에서도 없었다. 탈북민 중 상당수는 남한 방송을 접하며 탈북 결심을 했다고 한다. 북한이 반동사상문화배격법 등을 제정해 방송을 통한 한국 문화 확산을 막기 위해 진력하고 있는 것만 봐도 그 효과를 알 수 있다.

이 원장은 인사청문회 때 ‘내재적 접근론자’ 등으로 비판받았다. 노무현 정부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 시절에는 국정원에 북한을 자극할 활동 중단을 요구했고, 이에 따라 클래식 음악 등을 송출했다고 한다. 지난 25일 취임사를 통해 국정원의 시대적 소명으로 “대북 관계 개선을 통한 한반도 안정”을 제시하기도 했다.

국정원마저 이 지경이 되면, 대북 대응 역량의 현격한 저하가 불가피해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의 대공 수사권 박탈 입법으로 간첩 색출에 심각한 차질이 생겼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연루된 국군방첩사령부와 드론사령부 등에 대한 무분별한 수사로 대북 작전 기능도 제대로 작동하기 힘들다. 이런 일은 북한 체제 공고화에 도움만 줄 뿐이라는 점에서 사실상의 이적 행위도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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