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23일 내년 1학기부터 대학 등록금 인상 폭 상한을 ‘직전 3년 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의 1.5배’에서 1.2배로 낮추는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 대학의 재정 압박, 심각한 인재 유출 문제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시대착오적 법안이다. 등록금과 입시 제도 등 대학 자율성 확대가 경쟁력 강화의 대전제임을 고려하면, 등록금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발상부터 황당하다.
대학 등록금은 지난 16년 동안 정부에 의해 동결된 상태다. 재정의 50% 이상을 등록금에 의존하는 현실에서 재정 악화로 우수 교원 영입, 연구비 증액은 물론 시설 보수도 못하고 있다. 정부의 고등교육 투자 비율은 OECD 평균에 한참 못 미친다 . 지원도 하지 않으면서 족쇄만 채우는 셈이다. 이로 인한 경쟁력 하락은 최근 한국의 대학이 세계 대학순위 지표인 ‘QS 대학순위’ 30위 안에 한 곳도 들지 못한 데서도 드러난다. 대학교수와 연구원들이 높은 연봉과 연구 인프라 때문에 외국 대학으로 빠져나가는 인재 유출도 심각하다. 참다 못 해 올해 4년제 대학의 70% 이상이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등록금 인상을 강행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서울대 10개 만들기’ 공약을 통해 대학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 대통령이 목표로 하는 ‘AI 3대 강국’도 인재 육성이 기본이다. 최근엔 최고급 인재 확보 대책을 강구하라는 지시도 내렸다. 이번 고등교육법 개정은 대학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는 국정 기조와 명백히 배치된다. 대통령의 법률안 재의 요구가 필요하다. 이번 기회에 등록금 동결과 국가장학금을 연계하는 식의 낡은 규제도 과감히 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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