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행태 및 거짓 해명 의혹을 받던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사퇴했다. 만시지탄이지만, 2005년 모든 국무위원(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 도입 후 첫 현역 국회의원 낙마라는 불명예 기록도 남기게 됐다. 보좌진에 변기 수리나 음식물 쓰레기 분리수거를 시키는 등 야비한 갑질이 폭로되면서 여론이 악화했지만, 불만을 품고 퇴직한 사람의 일방적 주장 등으로 매도해 2차 가해 지적까지 받았다. 사퇴하면서도 ‘국민’과 ‘이재명 대통령’에게 사과했지만, 피해자들에겐 사과하지 않았다.
강 후보자 파문이 의원 갑질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운 것은 역설적 기여라고 할 만하다. 실제로 의원들이 몸조심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그동안 의원들이 조용했던 것은 강 후보자 사례를 통상적인 일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보좌관과 의원은 공사(公私)를 나누는 게 애매하다”고 했을 정도다. 강 후보자의 전격 사퇴 배경에는 ‘미투’ 폭로 사태가 벌어질 것 같은 분위기도 있었다고 한다. 보좌진들의 대화방엔 ‘강선우도 울고 갈 갑질’에 대한 폭로 예고성 글이 올라오기도 했고, 민주당 중진 의원 사례는 구체적으로 나돈다.
보좌진을 몸종처럼 부리거나, 심지어 월급에서 일정 금액을 상납받는 등의 행태가 만연해 있다. 의원이 보좌진 9명에 대한 임면(任免) 전권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시대착오적인 갑질 구조를 근절하기 위한 제도 개혁이 시급하다. 정당이나 국회사무처가 인사를 관리하거나, 미국처럼 보좌진에게 시켜선 안 될 일을 규정할 필요도 있다. 보좌진이 전문직으로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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