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소고기 등 농축산물 시장 개방 문제는 지난 30년 이상 중요한 국가적 과제였다. 우루과이라운드 및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에서 일정한 양보가 불가피했고, 피해 농가 지원 및 농업 구조조정 등을 위해 엄청난 예산이 지원됐다. 특용작물 및 특산품이 등장하는 등 적지 않은 성과도 있었다. 그런데 20∼30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개방 반대 논리와 행태가 나타났다. 농민 이익단체나 좌파 성향 시민단체가 아니라, 전체 국익을 앞세우고 국정을 책임져야 할 여당 의원들이 그랬다는 점에서 개탄스럽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30일 주한 미국대사관 앞에서 쌀·소고기의 추가 개방 요구를 규탄했다. “미국의 이런 행패는 깡패다”(윤준병), “트럼프 깡패 짓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문금주), “신제국주의”(이병진)라는 말도 나왔다. 반미단체 집회에서 나오는 구호들이다. 주장한 내용도 여당 의원으로서는 무책임한 것들이다. “식량 주권을 짓밟고 농민 생존권을 빼앗는 일”이라고 하지만, 농민들이 영원히 보조금으로 연명하게 할 수는 없다. 쌀 소비가 크게 줄면서 식량 주권 개념도 달라졌다. 민주당이 밀어붙이는 양곡관리법·농수산물가격안정법도 마찬가지다.

농어촌 지역구 유권자들의 입장을 대변할 수는 있다. 그에 앞서 ‘국회의원은 국가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는 헌법 제46조부터 다시 읽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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