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종목별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을 5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낮추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반(反)기업 법안들을 무더기로 통과시키자 금융시장 불안이 급속히 커졌다. 지난 1일 코스피가 3.88%, 코스닥이 4.03% 곤두박질쳐 ‘검은 금요일’ 얘기가 나오면서 시가총액 116조 원이 증발했다. 4일 반등세로 돌아섰지만, 1400만 명의 개인투자자들은 “증시 계엄령”이라 반발하며 양도세 부과 기준 하향에 반대하는 국회 국민청원에 10만 명 이상이 동참했다. 더불어민주당도 혼선을 빚고 있다. 김병기 원내대표가 기준 재검토를 시사한 반면, 진성준 전 정책위의장은 “주식시장이 무너지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원·달러 환율도 3일 장중 한때 1400원을 돌파했다. 한국 경제를 보는 시각이 싸늘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안팎에서 거센 역풍에 직면한 노란봉투법이 문제다. 민주당 박홍배 원내부대표는 “경총(한국경영자총협회)이 배후에서 공포를 조장하며 유럽상공회의소와 보수 언론과 함께 여론전을 벌였다”는 식의 음모론도 펼쳤다. 정작 한미정상회담에 좋지 않은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 암참(주한미상공회의소)은 쏙 뺐다. 만만한 쪽만 선택적으로 때리겠다는 정치적 의도가 묻어난다.

대주주 양도세는 해묵은 사안이다. “어느 바보가 국장(국내 주식) 투자하겠나” “부동산·코인은 놔두고 왜 주식만 때리느냐”는 개인투자자들의 하소연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여당 내부에서 서울 아파트 평균값도 안 되는 지분까지 ‘대주주’로 몰아붙이는 건 비상식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강경파는 “10억 원 이상의 주주는 전체 투자자의 0.05%밖에 안 된다”고 우기지만, 역발상이 필요하다. 어떻게 더 많은 사람이 부동산을 팔고 10억 원 이상 증시에 투자하게 만들지 고민해야 한다.

민주당은 4일 국회 본회의에서 반기업 법안들을 강행 처리할 태세를 갖췄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를 예고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실용적 시장주의’와 코스피 5000 달성에 진심이라면 무리한 증세로 세수를 늘리기보다 민간의 투자 활력을 되살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 반기업 법안 강행부터 중단해야 한다. 무엇보다 ‘10억 원 대주주’와 노란봉투법 입법이라도 일단 멈춰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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