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 중단을 촉구하는 ‘양심선언’이 나왔다. 2014∼2022년 부산 강서구청장을 연임한 여권 인사의 고백이어서 울림이 크다. 강서구는 가덕도를 행정 관할구역으로 두고 있다. 노기태 전 구청장은 지난달 29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입지부터 부적절한 가덕도 신공항 건설 절차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4일 인터뷰에서도 “구청장으로 재직하며 논의의 중심에서 모든 과정을 지켜봤다”면서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는 가덕도 신공항은 입지·환경·경제성 등에서 치명적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풍에 12m 넘는 파도가 자주 발생하는 태풍의 길목이라는 것이다. 육·해상에 걸쳐 짓는 방식은 계속된 매몰 비용을 부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부산·창원·양산·울산 승객이 찾기엔 너무 멀고, 가덕도 공항은 국제선·김해공항은 국내선 전용으로 쓴다는 계획도 비효율적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2016년 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의 컨설팅 결과와도 부합한다.

가덕도 신공항 문제는 2018년 부산시장 선거에 도전한 오거돈 전 시장이 김해공항 확장을 뒤집어, 재추진을 공약하면서 다시 불이 붙었다. 문재인 정부는 김해공항 확장을 철회했고, 국회는 특별법을 통과시켰다. 윤석열 정부는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명분으로 일정을 무리하게 앞당겼다. 그러나 우선협상대상자였던 현대건설은 대선 전인 지난 4월 정부 목표인 2029년 개항은 불가능하다며 포기했다. 사실상 사문화된 계획이지만,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시 포퓰리즘 공약이 덧씌워질 가능성이 크다. 박형준 현 부산시장이 국민의힘 소속인데, 이재명 정부는 이미 ‘부산 탈환’을 위한 총력전 태세를 갖췄다. 노 전 구청장 호소를 계기로 여야 정치권은 냉정을 되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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