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을 계기로 한 정치인 사면 논란이 제기되는 와중에, 야당과 대통령실이 ‘사면 짬짜미’를 하는 듯한 장면이 포착됐다. 그런 행태 자체도 개탄스럽지만, 국민의힘 측이 내놓은 ‘사면 호소’ 명단은 더욱 황당하다. 정치 혁신에 앞장서도 부족할 판인데, 비리 정치인은 물론 심지어 해당(害黨) 인사들 사면을 요청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은 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야권 인사 4명의 ‘8·15 특별사면’ 포함을 요청하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냈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의 부인 김모 씨와 정찬민·홍문종·심학봉 전 의원 등 4명의 명단을 보내고 ‘감사합니다’라고 썼고, 강 실장은 ‘이게 다예요?’라고 물었다. 사면 대상자 추천이 ‘청탁’하는 것처럼 비친 것도 부적절하고, 송 위원장이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사면 문제에 대해 “국민 통합을 위한 대통령 사면권 행사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반대했다는 점에서, 이중성 비판을 받기에도 충분하다. 그 명단이 당 차원의 적절한 논의를 거친 것인지, 개인 차원의 민원인지도 불분명하다.
안 전 시장은 지난해 10월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낙선하고 공직선거법도 위반해 형이 확정되는 등 해당 행위를 했다. 홍 전 의원은 교비 75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4년6개월, 정 전 의원도 뇌물 수수 혐의로 징역 7년, 심 전 의원은 뇌물 혐의로 징역 4년6개월이 확정됐다. 현재 이들은 국민의힘 당원도 아니다.
사면권은 극히 제한적이고 신중하게 행사돼야 한다. 사법 리스크를 안고 취임한 이재명 대통령이 첫 사면에 정치인을 포함하는 것은 더 부적절하다. 비리 정치인에 대한 광복절 사면으로 순국선열을 욕보이는 일이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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