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의 대대적 개혁 필요성은 오래전부터 제기됐지만,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방송법 개정안은 공영방송의 문제를 더 악화시킬 조항이 수두룩하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위헌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재의 요구(거부권)를 할 가능성이 사실상 없기 때문에 장기적 부작용과 후폭풍이 불가피하다.
개정 방송법에 따르면, KBS 이사는 국회 교섭단체가 6명, KBS 임직원이 3명, 시청자위원회·변호사단체·방송학회가 2명씩 총 15명을 추천해 대통령이 임명한다. 사장은 성별·연령·지역 등을 고려한 100명 이상의 국민추천위원회가 후보를 추천하고, 이사회가 5분의 3 찬성으로 선임한다. 공정성을 위해 외부 추천을 확대했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계열의 노조와 민변 등 친정권 성향 단체들이 사장과 이사 선임을 좌우할 위험이 높아졌다. 외부 추천 구성에 따라 이사 15명 중 10명까지도 친민주당 성향 인사들이 선임될 수 있다. 정권이나 국회 다수 정당이 바뀌어도 진보 성향 단체가 방송 지배구조를 장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도화한 셈이다.
법 시행 3개월 내에 새 이사회를 구성하고 새로 선출된 이사 임기는 최대 6년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임기가 끝난 뒤에까지 계속된다. 지상파 방송뿐 아니라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채널도 노사 동수 편성위원회를 구성하게 하거나 노조와의 합의를 강제하는 등 방송업계 전체가 노조에 휘둘릴 길을 열어놓았다. 민영방송의 재산권과 주주권 등 사적 권리를 침해한다는 점에서 위헌성도 심각하다.
공영방송은 공정성 확보 노력과 함께 구조개혁도 절실하다. 공영방송이나 정권이 사실상 지배하는 관변 미디어가 너무 많다. KBS1·2와 MBC 중에 하나만 남기고 민영화하거나 통폐합하는 게 옳은 방향이다. 이대로 방송법이 시행되면 공영방송 문제점들은 더 악화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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