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정석이 좀비가 된 딸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빠로 분한 영화 ‘좀비딸’이 7일까지 관객 수 250만 명을 넘겼다. 우리 시대에 희미해진 부성애와 가족애를 꽤 적절하게 건드렸나 보다. 맞다. 부모라면 자식이 예쁘다. 문제가 있어도, 심지어 사람을 물 수 있는 좀비여도 제 자식이면 보듬어주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좀비를 때려잡자는 사회에서 딸바보 아빠는 말한다. “우리 애는 안 물어요.”
문재인 전 대통령에겐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좀비딸’ 같은 존재인 걸까. 문 전 대통령이 최근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만난 자리에서 조 전 대표의 사면을 건의했다고 한다.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는 조 전 대표와 조 전 대표의 아내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를 광복절 특별 사면 명단에 포함시켰다. 이제 이재명 대통령의 결단만 남았다.
문 전 대통령은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조 전 대표를 ‘아픈 손가락’이라고 표현하며 “한없이 미안하다”고 했다. 자신이 청와대 민정수석, 법무부 장관으로 발탁했던 조 전 대표가 검찰개혁을 추진하면서, 보수 진영과 검찰에 미운털이 박혔고, 검찰의 보복수사로 조 전 대표의 온 가족이 고초를 겪었다고 여기는 듯하다.
그런데 조 전 대표는 죄 없이 감옥에 간 것이 아니다. 자녀의 입시를 위한 허위 서류 제출, 딸 장학금 부정 수수,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 모두 대법원에서 유죄로 인정됐다. 지난해 12월 대법원은 그에게 징역 2년형을 선고했고, 이제 형기의 3분의 1 남짓 지났다. 여권은 조 전 대표가 대법원이 판결한 범죄자란 사실은 외면한 채 ‘불행한 역사’ ‘온 가족 도륙’이란 연민의 단어로 그를 포장한다. “우리 국이는 다른 범죄자들과는 달라요”라는 합리화에 가깝다.
하다못해 일부에서는 범죄로 징역을 살고 있는 조 전 대표를 예수 그리스도에 비유하기까지 한다. 더불어민주당 전직 지도부 A 의원은 “조국이 억울하게 고통을 받고 있는 모습이 꼭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님 같지 않으냐”고 했다. A 의원은 조 전 대표의 사면을 예수의 ‘부활’과 같다고 여기는 것일까? 이런 인식은 여권 전반에 적지 않게 퍼져 있다. 그렇지만 타인의 죄를 ‘대속’한 것과 자신의 죗값을 치르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 예수에 빗대는 것 자체도 어불성설이다. 조 전 대표는 죗값을 제대로 치르지 않았는데도 ‘정치적 부활’부터 먼저 꿈꾸고 있다.
이정우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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