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간판 자동차 기업인 현대차와 제너럴모터스(GM)가 신차를 공동 개발하기 위해 손잡았다. 세계 1위 일본 토요타를 뛰어넘는 세계 3위(현대차)와 5위(GM)의 파격적인 기술동맹이다. 두 회사는 7일 북미와 중남미에 출시할 5종의 플랫폼을 공동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현대차는 소형 승용차·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픽업트럭 및 전기 상용 밴, GM은 중형 픽업트럭 개발을 각각 맡는다. GM은 취약점이던 전기차의 징검다리 격인 하이브리드 기술을 이식 받고, 현대차는 미국 기업의 아성인 미 픽업트럭 시장에 진입할 기회를 얻는다. 각 사의 장점은 살리고 약점은 보완하는 윈윈 동맹이다.

이번 공동 개발은 시장 창출과 함께 비용 절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플랫폼은 차량 생산의 뼈대로, 신차 개발에서 핵심이다. 차량 1종당 개발비가 기존 내연차는 3000억 원을 넘고, 전기차·하이브리드카는 소프트웨어·부품 등을 포함해 조 단위다. 두 회사는 부품·원자재 등도 공동 구매한다. 신차의 디자인과 내·외장은 각 사가 개발하지만, 이런 비용 절감만 해도 관세 대응력을 높일 게 분명하다. 두 회사가 지난해 9월 체결한 포괄적 업무협약(MOU)에 따르면 앞으로 공동 생산으로 확대될 수도 있다. 세계 시장의 판도를 바꿀 혁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기업들은 경제 위기를 넘기 위해 경쟁자와도 과감히 손을 잡는다. 삼성전자가 테슬라에 22조7000억 원 규모의 인공지능(AI) 칩 공급에 이어, 휴대폰 경쟁자인 애플과 차세대 반도체 칩 공급에 합의한 것도 주목된다. 미국의 관세 100% 압박 속에서 침체한 파운드리의 돌파구 마련과 함께 텍사스 공장을 확장하는 것은 큰 성과다. 이런 기업가정신이 절실하다. 얼마 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사즉생(死卽生)을 강조했듯이 기업들은 필사적으로 생존을 위해 뛰고 있다. 정부와 국회는 적극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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