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규회의 뒤집어보는 상식
최근 미국의 한 농장에서 영화 속 부부싸움 장면을 틀어 늑대를 쫓아낸다는 소식을 현지 매체가 전했다.
늑대(wolf)는 개의 조상으로, 사람과는 오래전부터 복잡한 관계를 이어왔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30만 마리가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0세기 중반까지 유럽과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무차별 포획과 서식지 파괴로 인해 개체 수가 급격히 줄었다. 한반도의 토종 늑대 역시 20세기 중반 이후 급감해 1990년대 초 강원 설악산 일대에서 마지막으로 야생 늑대가 포획된 이후 더는 발견되지 않았다. 1997년 서울대공원에서 사육 중이던 암컷 늑대가 폐사하면서 토종 늑대는 사실상 멸종했다. 늑대는 보통 6∼10마리 정도의 무리를 이루며 살아간다. 음식을 허겁지겁 먹는 사람들을 흔히 ‘굶주린 늑대’에 빗대곤 하는데, 실제로 늑대는 하루 평균 2㎏ 이하만 먹는 편이다. 물론 오랫동안 굶주린 상태라면 한꺼번에 많은 양을 먹을 수도 있다.
사람들은 늑대가 달빛 아래에서 고개를 치켜들고 울부짖는 모습을 오랫동안 떠올려왔다. 수많은 민담과 영화 속 장면들이 이런 이미지를 굳혀놓았다. 그래서 늑대의 울음은 종종 ‘달밤의 울부짖음’이라는 상징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늑대의 울음은 달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달을 보고 울지 않는다. 그들이 울부짖는 이유는 주로 동료와의 의사소통을 위해서다.
울음소리는 무리의 위치를 알리고, 사냥 전략을 조율하거나 영역을 경고하는 중요한 의사소통의 수단이다. 이 울음이 달밤에 더욱 멀리 퍼지다 보니 ‘달을 향해 울부짖는다’는 오해가 생겼을 뿐이다. 실제로 늑대는 달을 의식하지 않는다. 그저 고개를 들어 울면 소리가 더 멀리 퍼지는 음향학적 효과를 활용하는 것이다.
늑대들의 울부짖음, 이른바 ‘늑대들의 합창’은 달에 바치는 노래가 아니다. 그것은 동료를 부르고, 살아남기 위한 생존의 신호다.
도서관닷컴 대표
주요뉴스
시리즈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