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경제협력위 총회서

“세계 다른 시장 주목해야”

 

여한구 본부장 특별연설

“한국 변화는 생존의 문제”

태평양경제협력위 총회

태평양경제협력위 총회

12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제32차 태평양경제협력위원회(PECC) 총회’에 참석한 정철(왼쪽 네 번째부터)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이시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제임스 로빈슨 시카고대 교수, 김창범 한경협 부회장이 박수를 치고 있다. 박윤슬 기자

“글로벌 자유무역체제는 더 이상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중심으로 미국 없는 글로벌 자유무역을 구상하고, 미국이 아닌 다른 시장에 주목해야 할 때입니다.”

미국발(發) 보호무역주의가 확산하는 가운데 APEC을 중심으로 새로운 자유무역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글로벌 경제석학의 분석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관세 전쟁 여파로 국제 무역 질서가 요동치는 가운데, APEC이 참여국의 이익과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균형자이자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오는 10월 31일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20년 만에 의장국을 맡은 한국도 격동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중대한 외교적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제임스 로빈슨 미국 시카고대 교수는 12일 한국경제인협회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공동 개최한 제32차 태평양경제협력위원회(PECC) 총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로빈슨 교수는 “자발성·개방성·비구속성·합의 기반 협력이라는 APEC의 ‘열린 지역주의’ 원칙은 다자주의의 쇠퇴와 보호주의 강화 등 ‘닫힌 지역주의’로 회귀하려는 글로벌 흐름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PECC는 APEC의 주요 싱크탱크이자 공식 옵서버(참관단체)로서 정부·기업·학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국제경제협력체다. 올해 한국이 20년 만에 APEC 의장국을 맡은 것을 계기로 서울에서 총회가 열렸다.

그는 특히 APEC이 ‘국가’ 대신 ‘경제체’ 개념을 사용하는 점을 높이 평가하며 “더 유연한 정체성이 필요한 시대에 새로운 글로벌 아키텍처 구축을 구상하는 데 유럽연합(EU)보다 더 적합한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로빈슨 교수는 한국에 대해선 “K-팝과 K-뷰티까지 경제적·문화적으로 놀랍도록 창조적인 사회”라며 “APEC 내에서 다양한 대화와 협력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잠재력이 있다”고 했다. 이어 “어느 때보다도 APEC의 조율자로서의 역할이 커졌다”며 “자국의 국익을 중심으로만 행동했을 때 어떤 대가를 치르는지에 대한 정보를 잘 전달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특별연설에서 “미국의 관세 조치는 세계적 긴장을 촉발시켰고, 보호무역주의와 경제적 민족주의가 ‘뉴노멀’이 됐다”며 새롭게 부상하는 글로벌 무역 질서의 트렌드로 △경제이슈 안보화 △상호의존성의 무기화 △인공지능(AI)·디지털 기술 혁신 가속화를 제시했다.

김호준 기자, 조율 기자
김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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