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가 연례 북한 인권 보고서 발간 중단을 검토중이라고 한다. 통일부 당국자는 12일 “지난해 보고서 발간 후 탈북자의 새 진술이 많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는데, 이재명 정부의 대북 전단 살포 및 확성기방송 중단, 대북 라디오·TV 송출 중단의 연장선에 있는 조치로 보인다.

2016년 제정된 북한인권법 제13·15조는 통일부에 북한인권기록센터 설치 및 관련 자료 수집·발간, 국회 보고 등을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18년부터 보고서가 발간됐는데 이것을 일방 중단하는 것은 법 무시 발상이다. 보고서를 3급 비밀로 묶어 비공개한 문재인 정부보다 악성이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국회 인사청문회 때 “인권을 북한 체제에 대한 공세로 쓰는 것은 온당치 않다”며 남북기본합의서 제2조를 거론했다. 북한 인권 실태 비판을 내정간섭으로 뒤집는 궤변이다. 인권은 내정 문제가 아니라 유엔의 세계인권선언에 규정된 보편 가치다.

유엔총회는 2005년부터 북한의 인권 실태를 고발하며 개선을 촉구하는 인권결의안을 20년 연속해서 채택했다. 북한 인권보고서 발간 중단은 유엔 결의도 뭉개겠다는 뜻이다. 미 국무부는 12일 국가별 인권 보고서에서 “북한에서 불법적인 살해와 고문, 처벌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 협상을 추구하지만 국무부는 보고서를 낸다. 이재명 정부도 그렇게 해야 한다. 북한 주민도 대한민국 통치권(sovereign power)이 미치지 못할 뿐 헌법상 국민(헌법 제3조)에 해당한다. 현 정부 행태는 북한인권법을 지키지 않고 헌법을 유린하며, 문명국가의 도리인 인권을 저버리는 심각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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