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산업재해 사고에 대한 엄중 처벌과 강경 대책을 연일 주문하면서, 1차 타깃이 된 건설업계는 패닉 상태다.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지난 8일 근로자가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DL건설(옛 대림건설)의 경우, 80여 명의 임원·팀장·현장소장이 모두 사표를 제출했고, 전국 44개 현장의 공사는 중단됐다. 이 대통령이 지목했던 포스코이엔씨는 대표 교체 후 부산 가덕도 신공항 사업(현대건설 컨소시엄)에서 철수를 선언했다. 산재 포비아(공포증)에 신규 수주를 꺼리는 분위기도 읽힌다. 다른 건설회사들도 전전긍긍하긴 마찬가지다.

이 대통령은 12일 산재 기업의 입찰 자격 영구 박탈, 금융 제재 등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는 것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사회적 타살”이라며 “산재 공화국을 반드시 벗어나도록 해야겠다”고 강조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70여 명이나 동원해 포스코이엔씨를 압수 수색하기도 했다.

건설업이 산재에 취약한 요인은 다단계의 원·하청, 외국 근로자 급증, 고령화 등 복합적이다. 특히 저가 공사 문제가 핵심이다. 사망 사고의 81%가 영세업체에서 발생하는 이유다. 심지어 저가 공사는 공공이 민간보다 훨씬 많다. 지난해 건설 사망 사고 239건 중 공공 공사는 95곳인데, 이 중 77.9%(74곳)가 저가 공사였다. 공공 공사의 산재 관리가 더 시급한 것이다. 원청 대기업만 닦달하고, 처벌을 강화해서 될 일이 아니다. 원청 업체가 흔들리면 2∼4차 하청 업체와 지방 업체는 고사 위기에 몰린다. 저가 입찰 등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대책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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