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2027년 DPP 의무화 대비
배터리 안전·성능·재사용 정보 한 플랫폼에
국내외 제조·정비·금융·운영사·실사용자 참여
부산=이승륜 기자
유럽연합의 2027년 디지털제품여권(Digital Product Passport, DPP) 의무화에 대응해 전기차 배터리 데이터 전문기업 피엠그로우가 부산에서 국내 첫 DPP 실증 플랫폼 구축을 주도하며 배터리 전 생애주기 데이터를 안전하게 관리·활용하는 사업에 착수했다.
피엠그로우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주관하고 부산시가 발주한 ‘배터리 여권 플랫폼 구축 사업’의 수행기관으로 선정됐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유럽연합이 2027년부터 시행하는 DPP 제도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 대표 실증 프로젝트다.
DPP는 제품이 생산돼 폐기될 때까지의 모든 과정을 디지털로 기록·검증하는 제도로, 탄소발자국(제품이 배출한 온실가스 총량), 원재료 출처, 수리·재사용·재활용 이력 등을 투명하게 공개한다. 원래 유럽의 환경 규제와 수입 조건을 맞추기 위해 시작됐지만, 산업별 필수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기술도 포함돼 있어 보험, 차량 정비, 중고차 거래, 주차장 안전관리 등 다양한 서비스 산업에도 파급 효과가 크다.
이번 부산 실증 사업은 전기차 소유자가 자신의 안전과 자산 가치를 보장받으며 안심하고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개인정보 유출이나 해킹 우려를 줄이면 더 많은 운행 데이터가 축적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서비스 시장이 활성화되는 선순환 구조가 가능해진다.
실증 서비스는 배터리 안전정보를 활용한 아파트 출입·충전 제어, 배터리 잔존 성능 인증을 기반으로 한 중고 전기차 거래, 배터리 탈거·검사·재제조·재사용 기록 관리 등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피엠그로우는 이번 실증을 통해 DPP 표준화를 촉진하고 국제 표준화 과정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블록체인 기반 분산신원인증(DID), 위·변조가 불가능한 전자 증명서(VC), 개인 데이터 저장소(PDS), 고유식별자(UID), 영지식 증명(ZKP) 등 다양한 보안 기술을 적용해 핵심 데이터를 직접 공개하지 않고도 진위를 입증하며, 중복·위조를 방지해 안전한 배터리 여권을 발급한다.
사업에는 전기차 제조사, 전기선박 개발사, 금융사, 렌터카 운영사, 중고차 매매업체, 정비업체, 배터리 소재·제조사 등 배터리 전 생애주기를 아우르는 다양한 주체가 참여한다. 또 부산도시공사 행복주택, 공공건물, 주차장, 택시·버스 조합, 전기차 동호회, 자동차매매조합 등 실사용자도 함께해 실증의 신뢰성과 실효성을 높인다.
박재홍 대표는 “이번 배터리 여권 플랫폼 구축 사업을 통해 더욱 투명하고 안전한 데이터 서비스 시장 확대의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며 “공급자와 수요자가 모두 안심할 수 있는 데이터 생태계를 만들고 국제 DPP 규정에 동적 데이터 표준을 반영해 주도권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피엠그로우는 현재까지 1억3000만km 이상의 전기차 운행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전기차 배터리 잔가 보증 서비스 ‘와트에버(WattEver)’와 전기차 안전 보증 서비스 ‘와트세이프(WattSafe)’를 상용화했다. 와트에버는 국내 주요 경매장과 온라인 중고차 플랫폼에서 성능 인증 서비스로 활용되고 있으며, 와트세이프는 공공건물, 아파트, 주차장, 택시 업계에서 필수 안전 솔루션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승륜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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