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글 = 문호남 기자
수박이 농장 울타리 너머로 가출을 시도했습니다. 줄기를 타고 느릿느릿 밖으로 몸을 내밀더니, 어느새 낭떠러지 끝에 매달렸습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둥근 몸이 살짝살짝 흔들립니다. 보는 사람을 조마조마하게 만드는 수박입니다.
농장 주인은 그 광경을 한참 바라보다, 말없이 소쿠리를 가져와 수박 아래에 받쳤습니다. 그 손길에서 수박이 끝까지 안전하게 자라길 바라는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누군가에겐 그저 수박 하나를 지키는 일처럼 보이겠지만, 저에겐 작은 생명을 향한 배려로 보였습니다.
그날의 소쿠리는, 여름 햇볕 속에서도 제 마음을 시원하게 하는 한 장면으로 남았습니다.
문호남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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