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 관련 李지시 없었다”
공범관계 부인… 향후재판 촉각
이른바 ‘대북송금 의혹’의 핵심 인물로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측이 최근 기존 입장을 번복, 이재명 대통령과의 공범 관계를 부인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향후 이 대통령의 제3자 뇌물혐의 재판, 특히 공범으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회장 측 변호인은 지난달 22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제3자 뇌물혐의’ 공판준비기일에서 “다른 사건에서는 이화영에 대한 공범 관계를 인정했지만 이 사건 공소장에서는 (공범이) 이재명”이라며 “그 부분에 대해서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변호인의 발언에 대해 “대북송금과 관련해 이 대통령과 직접적으로 소통하거나 지시받은 바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당시 경기도의 북한 스마트팜 지원 비용 500만 달러와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 대통령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 등 800만 달러를 북한에 대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회장이 갑자기 진술을 뒤집으면서 향후 재판에서 이 대통령 혐의를 입증하는 게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전 회장은 앞서 2019년 1월 17일 중국 선양의 한 식당에서 열린 쌍방울과 북한 측 협약식 만찬에서 이화영 전 부지사의 휴대전화로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와 통화를 했고, 이 대통령으로부터 “좋은 일 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들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경기도를 대신해 북한에 800만 달러를 송금한 사실을 이 대통령이 알았을 것으로 보고, 이 대통령과 이 전 부지사, 김 전 회장을 공범으로 기소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검찰 조사 때 제출한 진술서를 통해 “경기도나 이재명은 북측에 돈을 줄 이유도 의무도 없다”며 “스마트팜 비용 대납 명목이라는 500만 달러는 쌍방울이 북측과 체결한 대북경협 사업의 대가이며, 도지사 방북비 300만 달러는 김성태가 방북해 북측과 경협합의서를 공개적으로 체결하려는 대가로 보는 것이 합리적 추론”이라고 혐의를 부인해왔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김 전 회장의 갑작스러운 심경 변화에 대해 이재명 정부 출범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김 전 회장이 이 대통령으로부터 직접적인 송금 지시를 받은 적은 없지만, 대북송금 사건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주장은 유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이 사건 재판부는 이 대통령에 대한 재판은 중단하고 김 전 회장과 이 전 부지사의 재판은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이현웅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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