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준 지사 4대손 엘리자베스
서대문 청년키움식당 지원받아
신촌 ‘데사유노’ 가정식당 오픈
“독립유공자의 후손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 청년푸드스토어에서 쿠바식 가정식당 ‘데사유노’를 운영하는 쿠바 출신 산체스 리베로 엘리자베스 주닐다(여·33) 씨는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가게 문을 열며 이같이 말했다. 스페인어로 ‘아침 식사’라는 뜻인 데사유노는 지난 6월 23일 오픈 이후 이화여대와 연세대 등 신촌 일대 대학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는 식당으로, 삶은 고기와 잡곡밥 등으로 구성된 ‘쿠바니또’와 파스타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외가와 친가 성을 모두 쓴다면서 엘리자베스로 불러달라고 한 그는 지난 1905년 종교의 자유를 위해 멕시코로 떠났다가 1920년대 쿠바에서 터를 잡았던 독립유공자 이승준 지사의 4대손이다. 이 지사의 장남인 이병호 지사도 독립유공자로, 부자는 에네켄(용설란의 일종) 농장에서 일해서 번 돈으로 ‘광주학생항일운동’을 비롯한 독립운동자금을 지원했다.
엘리자베스 씨는 여행사를 운영하는 한국인 남편의 쿠바 현지 가이드 일을 하다 부부의 연을 맺었다. 이후 김재기 전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의 도움으로 독립유공자의 후손 자격을 인정받아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 2016년 한국에 정착한 엘리자베스 씨는 “고조할아버지의 한 달 월급은 4∼5달러에 불과했지만 번 돈의 대부분을 고국으로 보내고, 애국심과 사명감으로 쿠바 내 한인 사회를 챙긴 분”이라고 설명했다.
엘리자베스 씨는 올해 5월 서대문구청의 ‘청년키움식당’에서 메뉴개발 등의 컨설팅을 거쳐, 연간 사용료가 95만 원인 청년푸드스토어에 입점하게 됐다. 5세와 3세 아들을 둔 엘리자베스 씨는 “대학생들이 개강하면 지금보다 훨씬 바빠질 것 같다”면서 “육아와 식당일 모두 열심히 하면서 고객층을 차츰차츰 넓혀가겠다”고 밝혔다.
전세원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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