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8일 국무회의에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향해 “민감하고 핵심적인 쟁점 사안의 경우 국민께 충분히 그 내용을 알리는 공론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면서 “최대한 속도를 내더라도 졸속이 되지 않도록 잘 챙겨달라”고 특별히 주문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추석(10월 6일) 밥상에 검찰청 폐지 법안을 올려드리겠다”고 약속하고 ‘검찰 정상화 특위’를 통해 검찰청 폐지 입법을 밀어붙이는 상황에 나온 언급으로, 우회적이지만 분명하게 속도 조절을 주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대통령이 여당이 아니라 주무부처 장관에게 이런 주문을 한 것은 대통령과 여당 대표의 갈등으로 비치거나 비화하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취임 두 달 남짓 만에 급락 흐름을 보이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무선 자동응답(ARS) 조사이긴 하지만, 이날 오전 발표된 여론조사(리얼미터·에너지경제신문)에선 2주 만에 12.2% 폭락해 51.1%를 기록하고, 민주당 지지율과 국민의힘 지지율도 근접했다.

민심의 경고등과 함께 거대 집권 세력의 균열 조짐도 심상치 않다. 이 대통령은 통합과 실용을 강조하지만, 정 대표는 언론·검찰·사법 개혁을 밀어붙이면서 “야당과는 악수하지 않겠다”는 초강경 노선을 고수한다. 범여권 인사인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는 사면·복권 사흘 만인 18일 김어준 유튜브에 출연해 “국민의힘 의석과 세력을 반으로 줄여야 한다. 마음 같아선 ‘0’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곳곳에서 이런 기류가 비치는 가운데, 검찰 해체 문제가 어떻게 정리될지 주목된다. 이미 여당 강경파 의원들은 검찰청을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으로 나누고 국가수사위원회가 각 수사기관을 통제하는 법안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정부 수립 이후 유지된 형사사법체계를 뒤흔드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반론도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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