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일 과잉공급으로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업체에 ‘선(先)자구, 후(後)지원’ 입장을 전달하는 등 적극 개입하기 시작했다. 석화산업 위기는 중국의 생산능력이 급증한 10년 전 시작됐으며, 2022년부터는 최악의 불황에 직면해 관련 기업 절반 도산설까지 나돌고 있음을 고려하면 만시지탄이다. 정부 대책의 핵심은, 기업들이 연말까지 자율적으로 핵심 원료인 에틸렌 생산량을 최대 370만t 줄이는 구조조정 계획을 제출토록 하고, 자구 기업에 한해 금융·세제·연구개발 등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정부의 대책에서 별로 진전된 게 없다. 그러면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10대 기업과의 협약식에선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약속까지 받았다. 물론 지금의 위기는 기업들의 책임이 크다. 과잉생산으로 위기를 불렀다. 정부의 감축 목표는 현 나프타분해시설(NCC) 생산량의 18∼25%나 된다. 그런데도 산업단지별·기업별 감축은 제시하지 않고, 기업끼리 알아서 하라고 한다. 기업들은 이미 감원 등 구조조정은 물론 시설 통합, 사업 철수까지 거론한다. 기업의 등만 떠밀 게 아니라 이를 촉진할 실질적 대책이 화급하다.

석유화학산업 회생을 위해선 과잉생산 감축과 부가가치 제고를 위한 구조조정이 필수지만, 이미 실기했다. 특히, 인력 감축 없는 구조조정은 불가능하다. 기업·대주주의 자구는 개정된 상법에 따라 배임죄 소지도 커졌다. 정부의 시장 개입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기업 차원에서 해결하기 힘든 구조적 위기다.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막대하다. 정부가 책임감을 갖고 구조조정에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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