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 논설위원

노벨 평화상은 6개 부문 노벨상 중 가장 권위 있고 영예로운 상이다. 1901년부터 세계 평화와 인권 증진 등에 기여한 개인과 단체들이 수상해왔다. 전쟁과 분쟁을 종식하거나 인종·종교 등 해묵은 갈등을 해결한 인물이 수상한 경우가 적지 않다. 1994년 이스라엘의 이츠하크 라빈 총리, 시몬 페레스 외교장관과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 의장은 오슬로 평화협정 체결로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김대중 대통령도 2000년 한국과 동아시아 민주주의와 인권 증진, 남북화해와 평화를 위한 노력을 인정받아 상을 받았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역시 2002년 수십 년간 국제 분쟁의 평화적 해결에 나서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09년 비핵화·기후위기 등에 대한 인류의 협력 강화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상을 받았다. 다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갈등이 해소되지 않고 있고, 김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에도 북한의 핵무장 강화로 남북 긴장이 지속되는 점은 노벨 평화상의 그늘이라고 할 수 있다.

노벨 평화상과 관련해 근래 자주 회자되는 인물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그는 집권 1기 때부터 외교 성과를 내세우며 노벨상에 집념을 드러내왔다. 이스라엘과 아랍국 간 공식 외교관계 수립을 중재한 ‘아브라함 협정’으로 수상을 기대했으나 좌절됐다. 오바마의 수상에 불만을 터뜨리며 “내가 더 자격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2020년과 2021년, 지난해 모두 후보로 추천됐지만 받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취임사에서도 “(나의) 가장 자랑스러운 유산은 분쟁 중재와 통합을 이끈 것이 될 것”이라고 수상 의지를 피력했다. 실제로 취임 후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과 파키스탄-인도,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태국-캄보디아 간 분쟁을 조정했다. 파키스탄·이스라엘·캄보디아 정부가 그를 올해의 노벨 평화상 후보로 공식 추천했다. 3년6개월간 지속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최근 종전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끝낼 수만 있다면 수상 가능성은 한층 커질 것이다. 그럼에도 글로벌 관세전쟁, 미국 내 이민자 추방, 파리기후협약 탈퇴 등 미국 우선주의의 후과도 만만치 않다. 올해는 트럼프의 노벨상 꿈이 실현될 수 있을까.

김충남 논설위원
김충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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