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복무기본법은 ‘군인은 직무를 수행할 때 상관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제25조)고 규정한다. 상명하복의 대원칙이다. 이를 어긴 항명죄에 대해 군형법은 ‘상관의 정당한 명령에 반항하거나 복종하지 아니한 사람을 처벌한다’(제44조)고 되어 있다. 그만큼 명령 복종은 군의 존립 기반이다. 그런데 국방부가 내놓은 ‘민주주의와 헌법, 그리고 군’이라는 정신교육 교안에는 명령 복종 의무를 뒤흔들 수 있는 내용도 있어 어이없다.

12·3 비상계엄 후속 조치라고는 해도 결코 군의 근본을 허물어선 안 된다. 소개된 사례를 보면, 해안경계부대 소초장의 음주 제한 명령을 따르지 않아도 항명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도 있다. 국방부는 작전 수행이나 전투력 유지와 직접 관련이 없는 명령이어서 정당한 명령이 아니라고 적시했다. 전투력 유지와의 관련성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부대에서 술을 마구 마셔도 전투력에 영향이 없다는 것인가. 구타 금지 교육을 받은 뒤 다른 병사를 구타하거나 상관의 지각 금지 명령을 따르지 않아도 항명이 아니라는 예시도 상식적이지 않다. 법원에서 항명죄가 인정되지 않았던 특별한 판례를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군의 기강 해이 문제는 이미 심각하다. 명령의 정당성 여부를 일일이 판단하게 되면 싸워 이기는 강군(强軍)은 고사하고 지휘 체계부터 무너진다. 즉각 시정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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