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석훈의 Deep Read - 노란봉투법의 위헌성

 

직접 사용종속관계 아닌 원 - 하청 간 단체교섭 강제… 자기책임원칙·죄형법정주의에 위배

노동권을 영업의자유보다 우위에 놓고 불법쟁의에도 피해감면… 재산권·평등원칙 침해

24일 국회에서 여당 측이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일명 노란봉투법은 제2조에서 사용자·노동조합·노동쟁의의 범위를 확대하고, 제3조에서 불법쟁의를 한 노동조합 및 조합원의 손해배상책임을 감면하는 내용이 담겼다.

노란봉투법은 헌법상 평등원칙과 법의 명확성 원칙을 침해하는 위헌 입법이다. 이 법안은 노동권을 영업의자유나 국정운영보다 우위에 둠으로써 자유민주사회와 자유시장경제의 근간을 흔들고, 결과적으로 사회적 특수계급을 만들어내고 있다.

◇절망의 위헌입법

노조의 입장에서 당장은 노조의 가입자, 쟁의행위 및 면책범위가 3중으로 확대돼 희색이 만면하겠지만, 근로자 입장에서 이것이 마냥 기뻐할 만한 일은 아니다. 기업과 근로자는 순치(脣齒)관계와 같은데, 이번 법 개정으로 강성노조가 더욱 힘을 얻고 경영의 불확실성이 높아져 기업의 경쟁력이 저하되고 투자가 위축되면 근로자들이 설 자리는 더욱 없어질 것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경제면에서 노란봉투 다음에 희망의 푸른봉투가 아닌 절망의 빨간봉투가 날아오는 것도 우려되지만, 재산권 보장, 영업의자유, 평등원칙과 같은 기본권을 침해하는 위헌 입법으로 자유민주사회의 근간을 흔드는 것도 문제이다.

첫째, 사용자의 범위를 근로계약 체결의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로까지 확대하고 있다. 그 결과 사용자와 직접 계약관계가 없는 하도급 기업이나 자회사의 근로자까지 원청·모회사의 근로자로 인정되고, 독립된 사업자로서 도급·위임 등 계약을 체결하고 있어 ‘사용종속관계’가 인정되지 않는 특수형태 근로종사자나 플랫폼 종사자도 근로자로서 단체교섭이나 노동쟁의를 할 수 있다.

원래 헌법상 노동3권을 근로자에게 인정하는 이유는 사용종속관계로 인한 경제·사회적 힘의 차이가 부당계약을 시정할 수 없는 정도인 경우에 근로조건의 유지·개선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사용종속관계인 근로계약 관계이거나 실질적으로 그와 동일시할 수 있는 관계인 경우에만 노동조합법상 사용자로 인정해야 한다.

◇전반적 위헌 논란

하도급 근로자는 원청회사와는 독립된 하도급업체와 사용종속관계에 있으므로 위장도급이 아닌 한 하도급업체의 근로자로 봐야 한다. 원청회사는 근로계약 체결의 당사자가 아니고 하도급업체와는 법인격이 다르므로 하도급업체의 근로계약 변경에 따른 책임을 부담할 지위에 있지 않다. 원청회사가 하도급업체에 하도급 근로자와의 근로계약상 근로조건을 강요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청회사나 모회사가 하청업체 근로자와의 단체교섭에 직접 응해야 한다는 것은 자기책임원칙에 반하고 헌법상 영업의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사용종속관계 아닌 계약관계인 특수형태 근로종사자나 플랫폼 종사자는 상호 간 계약이나 플랫폼 이용계약이 부당하면 다른 사업자나 플랫폼 운영자를 선택함으로써 부당한 계약을 시정할 수 있고, 약관법의 규제도 받게 된다. 따라서 개별적 계약관계별로 사용종속관계 유무를 살펴보지 않고 일반적으로 사용자 범위를 확장하는 건 노동3권을 인정하는 헌법 취지에 위배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미국·일본과 달리 사용자의 단체교섭 거부는 부당노동행위가 되어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이례적 제도를 갖고 있다. 그러므로 사용자의 개념을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라고 불명확하게 정의하는 것은 헌법상 죄형법정주의에도 위배된다. 노동조합에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함으로써 근로자로 볼 수 없는 플랫폼 종사자나 퇴직 근로자 등이 기존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편법으로 노동조합원이 될 수 있게 한 것도 헌법 제33조의 입법 취지에 위배된다.

◇절대 우위의 노동권

둘째, 노란봉투법은 노동쟁의 개념을 근로조건의 결정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상의 결정, 임금·근로시간·징계·해고·안전보건 등에 관한 사용자의 명백한 단체협약 위반으로 인해 발생한 분쟁상태로 정의해 그 범위를 확대했다. 이에 따라 공장 이전, 신사업 발굴, 회사 합병·분할 등의 구조조정과 같은 경영사항에 관한 분쟁, 사용자의 단체협약 위반 여부처럼 법적 판단이 필요한 권리분쟁도 노동쟁의의 목적이 된다.

관점에 따라서는 사업상의 결정 중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가 거의 없고, 사용자의 단체협약 위반이 명백한 것인지 여부는 객관적 기준이 있을 수 없으므로, 이러한 불확정 개념을 노동쟁의 개념에 사용한 것은 ‘법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고 노동쟁의를 대폭 확대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헌법상 모든 기업은 그가 선택한 사업을 자유롭게 경영하고 이를 위한 의사결정의 자유를 가지며, 사업을 변경하거나 처분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그런데 경영 판단에 따른 대부분 경영사항이 쟁의행위의 대상이 되고, 심지어 공기업 민영화 등 국정운영 사안까지 노동쟁의에 포함시킨다면 단체행동권의 입법 취지를 크게 벗어나는 것이다. 이는 노동권을 영업의자유나 국정운영보다 우위에 두는 결과가 돼 위헌 소지가 있다.

근로조건에 관한 권리의 형성이나 개선 등 단체협약의 체결·갱신을 둘러싼 이익분쟁이 아닌, 법령·단체협약·취업규칙의 해석·적용이나 이행에 관한 권리분쟁은 법적 판단을 하는 것이므로 사법적 구제절차에 따라야 한다.

◇특수계급의 탄생

마지막으로, 노란봉투법은 불법 노동쟁의가 있더라도 법원은 근로자 개인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정함에 있어 ‘손해의 공평한 분담을 위해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사항’에 따라 책임비율을 정해야 하고, ‘노동조합과 근로자는 법원에 배상액의 감면을 청구할 수 있고, 이때 법원은 배상의무자의 경제상태, 부양의무 등 가족관계, 최저생계비 보장 및 존립 유지 등을 고려하여 각 배상의무자별로 감면 여부 및 정도를 판단해야 한다’고 규정함으로써 배상책임의 개별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불법쟁의에 가담한 조합원 개인 사정에 따른 불법행위책임의 감면을 허용하는 것으로 세계 어느 국가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입법례이고, 헌법상 평등원칙을 위반해 사업주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에는 쟁의 중 폭력행위를 한 조합원은 해고 및 징벌적 손해배상책임까지 부과하고 있다. 이에 반해 노란봉투법은 폭력적 쟁의행위까지 그 피해 배상을 감면할 수 있게 함으로써 사회적 특수계급을 만들고 있는 셈이다.

연세대 겸임교수, 전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용어 설명

‘사용종속관계’는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고용돼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관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판단의 핵심 기준이 되며 실질적 종속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함.

‘영업의자유’는 기본권으로 ‘모든 국민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가진다’는 헌법 제15조 직업의 자유로부터 나옴. 영업의자유는 개업의 자유, 영업의 유지·존속의 자유, 폐업의 자유 등을 포함함.

■세줄 요약

절망의 위헌입법: 여당이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노란봉투법은 헌법상 평등원칙과 법의 명확성 원칙을 침해하는 절망적인 위헌 입법. 재산권 보장, 영업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함으로써 자유민주사회의 근간을 흔들어.

전반적 위헌 논란: 사용자 개념을 불명확하게 정의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됨. 또 사용자 범위의 확대는 직접적 사용종속관계가 아닌 원청-하청 간의 단체교섭을 강제하는 것으로, 전반적인 위헌 논란을 낳고 있음.

절대 우위의 노동권: 이 법은 노동권을 헌법상 영업의자유나 국정운영보다 우위에 두는 결과가 돼 위헌 소지 커. 노란봉투법은 또 폭력적 쟁의행위까지 그 피해 배상을 감면할 수 있게 함으로써 사회적 특수계급을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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