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18일부터 정식운항을 시작하는 한강버스를 먼저 타봤습니다. 한강버스는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나 파리의 센강을 오가는 수상버스처럼, 우리 한강에 띄우는 대중교통수단입니다.

한강버스는 총 7곳 선착장(마곡, 망원, 여의도, 압구정, 옥수, 뚝섬, 잠실)을 운행합니다. 12척의 배가 평일 기준 하루 68회 오가며, 선착장 접근성을 높이려 연계 버스노선을 확충했고, 공유 자전거 ‘따릉이’도 가져다 놓았더군요.

파격적인 건 승선료였습니다. 탑승 거리와 상관없이 요금은 3000원. 서울시 대중교통 통합정기권인 기후동행카드 월정액 이용자는 5000원만 더 내면 수상버스를 무제한 탈 수 있습니다. 지하철이나 버스처럼 환승할인도 적용됩니다.

도심 교통망 확장과 출퇴근 도로혼잡 완화를 목적으로 도입한 한강버스가 의도대로 대체 교통수단으로 활발하게 이용될 수 있을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합니다. 하지만 관광 콘텐츠 측면에서 한강버스는 승산이 있어 보입니다. 배를 타고 도심의 강을 오르내리는 경험은 매력적이었습니다. 익숙한 서울의 풍경이, 시선의 방향을 바꾸는 것만으로 달라 보이더군요. 인상적이었던 건 동작대교에서 한강대교 사이쯤의 한강에서 보는 여의도의 마천루 풍경이었습니다. 밤에 타보지는 못했지만, 야경은 훨씬 더 낭만적이겠지요.

관광이용 측면에서 3000원이란 요금은 절묘합니다. 이보다 더 비쌌다면 한 번은 타겠지만 재탑승은 고민했겠다는 생각입니다. 3000원이면 한강공원에 산책을 나온 가족이나, 데이트 나온 연인들도 때마다 가볍게 이용할 수 있을 듯합니다. 한강 달리기를 하는 동호인도 큰 부담 없이 타서 다양한 코스를 이용할 수 있겠지요.

한강버스 운행의 의미는 새 교통수단 도입 차원을 넘어섭니다. 이를 계기로 시민들의 한강 접근성이 확대됐고, 강변의 자연과 경관의 활용성은 높아졌습니다. 한강 변에 카페와 레스토랑, 상점 등이 새로 들어서면서 여가 인프라가 확충되기도 했습니다. 시민들이 한강을 더 잘 누리고, 여가를 더 즐길 수 있게 됐다는 말입니다.

악명 높은 교통체증으로 편도 두 시간씩 출근하는 도시는 방문객 경험이 나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사는 도시가 살기 좋아야 서울로 여행 오는 관광객들도 행복한 경험을 하고 돌아가는 법입니다. 우리의 삶이 보다 즐겁고 여유 있고, 평화로워지도록 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가장 확실한 관광객 유치 전략입니다.

박경일 전임기자
박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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