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액 최대 37.5%… 잇단 투자
AI · IP확장 먹거리 확장 포석도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연구·개발(R&D)’ 비중을 대폭 늘리며 미래 먹거리 확장을 위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단기 실적 변동성이 큰 기존 사업 구조의 한계를 극복하고, 인공지능(AI)·멀티플랫폼·지식재산권(IP) 확장 등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펄어비스는 올 상반기 612억 원을 R&D에 투자했다고 1일 밝혔다. 매출액(1633억 원)의 37.5%를 차지하는 비중으로 이는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치라고 펄어비스 측은 설명했다. 투자 비용은 플레이스테이션5를 위한 ‘레이트레이싱 기술’, 렌더링 품질 향상 등 차세대 게임 엔진 ‘블랙스페이스 엔진’ 등 고도화에 사용됐다. 크래프톤도 같은 기간 매출 1조5362억 원 중 2860억 원(18.6%)을 R&D에 집행했다. 이미 지난해 투입한 전체 R&D 비용(4247억 원)의 절반을 넘어섰다. 엔씨소프트는 매출 7427억 원 중 1611억 원(22.0%)을 R&D에 쏟아부었다. 넷마블 역시 R&D 투자 비중이 22.6%(3037억 원)로 집계됐다.
투자 확대 배경에는 ‘K-게임’ 업계 고유의 구조적 불안정성이 자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에 편중된 한국 게임 시장에서는 ‘대작 실패 = 실적 급락’ 공식이 반복돼왔다. 이 때문에 다수의 신작 파이프라인을 동시에 준비하고, 글로벌 흥행을 노릴 기술적 기반을 강화하는 것이 업계의 절박한 과제로 부상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R&D 투자는 단순한 비용 지출이 아니라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생존 전략”이라며 “흥행작 한두 개에 실적이 좌우되는 구조적 취약성을 탈피하고, 장기 성장 스토리를 투자자에게 보여주려는 의도가 크다”고 말했다.
R&D 강화 흐름은 글로벌 게임 산업의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최근 신작 경쟁은 그래픽 품질 향상을 넘어 AI NPC(플레이어가 조종하지 않는 캐릭터), 자동 번역·운영 시스템, 클라우드 스트리밍과 가상현실(VR) 접목 등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이 경우 자체 엔진·서버 운영 기술·AI 모델 개발에 대한 선제 투자가 불가피하다. 콘솔과 PC·모바일을 동시에 겨냥한 멀티플랫폼 전략 본격화도 개발 기간과 난도가 높아 R&D 강화와 직결된다. 동시에 인기 IP를 영상·굿즈·메타버스 등으로 확장하는 과정에서도 필연적으로 기술 투자가 병행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성훈 기자주요뉴스
시리즈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