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수 논설위원
한미 정상회담이 일각의 우려를 씻고 무난히 마무리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인정했듯이, 이번에도 우리 기업들의 공이 컸다. 마스가(MASGA)의 주역인 조선은 물론이고, 자동차·원전·항공 등의 간판 업체들이 1500억 달러의 추가 대미 투자와 11건의 계약·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이 미국의 호응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그런데도 국내에선 더불어민주당의 기업 옥죄기 입법 폭주가 끝이 없다. 대미 투자까지 노동조합의 쟁의 대상에 포함시킨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제2·3조 개정안)과 기업의 경영권을 위협하는 상법 1차·2차 개정이 끝나자마자, 기업이 보유한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3차 개정을 추진하려고 한다. 기업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최후 수단까지 박탈하려는 것이다. 민주당이 최근 확정한 올 정기국회 우선 법안 224개에선 일단 빠졌지만, 완전히 꺼진 불도 아니다.
민주당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5일 토론회를 열고 상법 3차 개정에 시동을 걸었다. 민주당은 기업들이 자사주를 과다하게 보유했다가, 경영권에 문제가 있을 때 우호 세력에 싼값에 넘겨 주가가 하락하는 폐해를 방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쪽만 보는 위험한 편견이다.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를 규정한 상법 1차 개정과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 2차 개정으로 기업의 경영권은 이미 위험해졌다. 경영 판단에까지 소송이 남발하고, 투기세력이 소액주주를 끌어들여 최대주주보다 이사를 더 많이 선임해 이사회를 장악할 우려가 더 커졌다. 여기에 기업이 투기세력의 공격에 맞서 우호 세력과 연합해 방어 지분을 늘릴 자사주마저 금지하면 대다수 기업은 무방비 상태에 빠지게 된다.
투기세력에 기업을 갖다 바치는 격이 돼 간다. 기업의 지속과 성장이 투자자를 보호하고 증시를 뒷받침하는 최선책이다. 자사주 매각이 일시적으로 주가 하락을 부른다고 해서, 기업을 지키는 최후의 방패를 빼앗는 구실로 삼아선 안 된다. 기업이 없으면 증시도 노조도 없다. 반(反)기업 입법 폭주의 후폭풍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제라도 경영 판단 및 결정을 소송·쟁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경영 원칙의 명문화·배임죄 폐지는 물론, 차등의결권·포이즌필 같은 경영권 방어 장치를 마련해 보완해야 한다.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