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헌법학
국회와 행정부까지 장악한 더불어민주당 정권은 사법부까지 지배하려고 한다. 헌법의 기본원리인 삼권분립과 법치주의는 안중에도 없다. 우리 헌법 가치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밀어붙인다. 노조가 기업 경영까지 간섭하게 하는 등 자유시장경제에 역행하는 여러 법률을 일방적으로 제정했다. 다수결을 미다스의 손처럼 악용한다. 미다스 왕의 후회와 같은 일이 생기지 않으리라는 확신에서 나오는 입법 폭주인가. 그뿐이 아니다. 법률로 임기가 보장된 방송통신위원장을 밉다고 직권면직시키겠다고 공언한다.
가장 경악할 문제는, 마치 혁명검찰처럼 행세하는 3개의 특별검찰이다. 지금까지 특검의 수사는 늘 보충성의 원리에 따랐다. 정권의 영향을 받는 일반 검찰의 수사가 미진하다고 느껴질 때 야당의 요구로 특검이 보충적인 수사를 했다. 이 정부는 검찰권을 장악하고 있으면서도 검찰 수사를 건너뛰고 자기들이 선택한 3명의 특검을 임명했다. 선례가 없는 일이고, 특검 제도의 취지에 분명히 어긋난다. 그런 특검이 종교의 자유와 신체의 자유 및 국가안보를 무시하는 수사 행태까지 보인다. 교회를 비롯해 미군 주둔 기지까지 압수수색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구속에 그치지 않고 내란방조 등의 혐의를 씌워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당했다. 한국에서 혁명이나 숙청이 일어나고 있느냐는 식으로 한미 정상회담에서 거론됐을 정도가 됐다.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그 이유가 어디에 있든 잘못된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비상계엄 선포 행위가 내란이나 친위 쿠데타가 되는 건 아니다. 세계 헌정사상 대통령의 헌법상 비상계엄 선포 행위를 내란죄로 처벌한 전례는 없다. 이 정권이 지금 내란 프레임을 씌워 벌이는 정치적·법적인 행위는 모두가 허구적인 것이다. 없는 내란을 있었던 것처럼 꾸며 폭주한다. 나라가 정상화됐을 때 지금의 폭주 세력은 반드시 법의 준엄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
이 정권의 행태 중에서 가장 묵과할 수 없는 일은, 사법부에 대한 협박과 공격이다. 한 전 국무총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특별재판부를 만들겠다고 한다. 특검도 모자라 특별재판부까지 만들겠다는 것이다. 우리 헌정사상 특별재판부는 광복 후 반민족행위자를 처벌하기 위해 설치했던 특별재판부가 유일하다. 1948년과 지금의 정치 상황이 같다고 생각해서 벌이는 광란인가. 특별재판부 설치는 헌법에도 반한다. 우리 헌법은 군사재판을 맡는 군사법원을 유일한 특별법원으로 정하고 있다. 그 외의 특별법원의 설치는 명백한 위헌이다. 이 정권의 헌법 무시는 한두 건이 아니지만, 재판을 자기들 뜻대로 끌고 가려는 위헌적인 행태까지 서슴지 않는다.
자기 진영 재판관으로 채워진 헌법재판소를 믿고 저지르는 위헌적인 만용인가. 큰 착각이다. 헌재가 그들이 바라는 대로 헌법을 왜곡한 이념 편향적인 결정을 한다면 국민의 인내 임계점에 기름을 붓는 일이 될 것이다. 국민의 인내심은 크지만, 임계점을 넘으면 무섭게 결집해 정권을 침몰시킨다. 이제부터라도 권력 행사를 절제하기 바란다. 야당과 협치(協治)하고, 다수결원리를 악용하는 입법 폭주와 특검의 광란을 멈추고, 사법 장악의 망상을 버리는 일이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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