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해동의 미국 경제 읽기
‘다가오는 부채 폭발의 시간.’
최근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저명한 잡지 ‘포린 어페어스(Foreign Affairs)’에 ‘미국의 다가오는 붕괴(America’s Coming Crash)’라는 글을 실었다. 부제는 ‘워싱턴의 부채 중독은 다음 글로벌 위기를 촉발할 것인가?’다.
로고프 교수의 결론은 간단했다. 현재 미국의 부채 증가 속도는 지속 가능하지 않고, 미국의 부채 증가 속도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면 경제적인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초강대국으로서 미국의 지위도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그는 “현대사에서 초강대국이 아닌 나라가 지배 통화(a dominant currency)를 유지한 적은 없었다”고 단언했다. 미국의 부채라는 경제적인 현상과 세계 최고의 군사력 등을 갖춘 초강대국이라는 정치·군사·외교적인 현상은 동전의 앞뒤와 같다는 뜻이다.
부채 문제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일본, 프랑스 등에서도 부채 문제가 정치 등 다른 영역의 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집권 자민당이 중의원(하원)과 참의원(상원)에서 모두 소수로 전락한 상황에서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야당이 소비세 부담 하향을 요구하면서 국채 금리가 상승(국채 가격은 하락)하는 등 상황이 복잡해지고 있다. 국채 금리가 높아지면 나랏빚에 대한 이자 부담은 증가한다.
프랑스의 경우 정부가 국가부채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재정 지출을 줄이는 정책을 내놓자 야당이 반발하면서 내각 붕괴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다. 정치가 불안해지면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시장이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커진다.
최근 세계 경제의 주요 이슈 대다수가 부채 증가에 따른 ‘변주곡(variation)’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미국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유통과 관련한 법안(GENIUS Act)을 도입한 이유에 대해서도 미국 국채를 사줄 동맹군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전쟁’을 일으킨 이유도 재정 적자 급증에 따른 부채 확대를 막기 위한 것이었다. 국가 부채가 겉보기에는 직접 관련이 없어 보이는 많은 경제 현상 배후에 존재하는 ‘숨은 동인(動因)’으로 작용하고 있다.
조해동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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