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사법·행정의 ‘3권 분립’을 통해 국가권력의 남용과 자의적 행사를 막는 것은 자유민주주의의 핵심 원리이자 1948년 제헌헌법에서부터 규정된 보편적 헌법 원리이다. 그러나 지난 제22대 총선과 제21대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하면서 입법과 행정 권력을 장악한 데 이어 이젠 사법부 고유권한인 재판권을 침해, ‘내란특별재판부’를 만들겠다고 한다. 이에 사법부도 “이례적인 비상”으로 규정하고 전국법원장회의 소집 등을 통해 정면 대응에 나서기로 하면서 헌법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12·3 비상계엄의 후속 조치와 제보자 보호 등에 관한 특별법’(내란특별법) 제정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 “위헌 소지가 크고 사법권 독립을 침해할 우려가 크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지난달 29일 국회에 제출했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도 1일 국회 예결위에서 “내란특별재판부 설치는 사법의 독립성과 재판의 객관성·공정성에 시비를 불러일으킬 여지가 있어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1948년 구성된 ‘반민특위’와 특별재판부는 제헌헌법 제101조에 따른 것인 만큼, 지금 여당이 추진하는 특별재판부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현행 헌법상 특별법원을 인정하는 것은 군사법원 외에는 없다.

법원행정처가 “사무분담이나 사건 배당은 법원의 전속 권한으로 국회나 대한변협이 특정 사건을 전담할 법관 구성에 관여하는 것은 그 자체로 사법 독립 침해”라고 밝힌 것은 합당하다. 특별재판부는 국민의힘을 배제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의견을 들어 국회의장이 3명, 법관회의 3명, 대한변협 3명 등 9명의 추천위원이 추천하도록 돼 있는 것 자체가 위헌적이다. 이런 식이면 중요 사건마다 특별재판부를 만들자고 할 것인데, 정치인과 변호사가 입맛에 맞는 판사를 고르는 격이다. 더욱이 사건이 대법원으로 왔을 때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한 대법관을 배제한다는 조항도 ‘사건 배당의 무작위성’에 배치된다.

여당이 별도로 추진하는 사법 개혁안 중 대법관 30명으로 증원,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 구성 다양화 등도 마찬가지다. 이재명 대통령이 퇴임 후 대법원에서 유죄로 파기 환송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 다시 심리될 때 이를 뒤집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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