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문화 음악방송’ 17주년… 신현웅 웅진재단 이사장
8개 국어로 24시간 진행
누적 청취자만 9950만명
한국어·취업 정보도 제공
다문화2세 위한 동화 등도
“우리나라는 전체 인구의 5% 이상이 외국인으로, 다문화 사회에 접어들었습니다.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열린 사회로 나아가는 데 방송이 조금이나마 역할을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신현웅 웅진재단 이사장은 3일 ‘다문화 음악방송’ 17주년을 맞아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이날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방송 스튜디오에서 기념식이 열려 원어민 앵커(DJ), PD 등 방송 제작진과 재단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웅진재단이 운영하는 다문화 음악방송은 국내 최초의 다인종·다문화·다언어 채널이다.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 케이블TV, 인터넷TV(IPTV), 스마트폰, 스마트TV, 인터넷 등 6개 미디어 총 28개의 채널을 통해 송출된다. 지난 17년간 모바일과 인터넷 채널 누적 청취자만 9950만 명에 달한다.
중국·베트남·필리핀(영어 병용)·태국·일본·몽골·아랍·러시아어 등 8개 언어 원어민 앵커(DJ)들이 하루 24시간 진행하며, 이중언어(해당 언어와 한국어)로 고국과 한국의 음악을 들려주며 청취자들과 소통한다. 고향 소식뿐 아니라 육아, 의료, 취업, 법률 등 실생활 정보와 한국어 강좌도 제공한다. 방송은 결혼이민자·이주노동자·유학생 등 약 265만 명 국내 체류 외국인의 소외감을 덜어주고 한국 생활에 적응하도록 돕는다. 외국 문화와 언어에 관심 있는 한국인들의 청취도 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지낸 신 이사장은 웅진재단 설립 때부터 함께해 왔다. 다문화 음악방송은 신 이사장의 아이디어로 2008년 개국했다. “그 당시만 해도 ‘다문화’라는 말조차 생소해 왜 이런 방송을 하느냐는 시선이 많았습니다. 제가 1970년대 말 1980년대 초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에서 공보관으로 근무할 때, 우리나라 건설 노동자들과 함께 ‘가고파’ ‘보리밭’ 같은 가곡이나 대중가요를 들으며 위로받았던 기억이 깊이 남아 있었어요. 그것처럼 이주민들에게 고국의 노래가 외로움을 달래주고 힘이 될 거라 믿었습니다.”
방송은 각국 대사관과 협력하며 민간외교 역할도 하고 있다. 대사들이 방송에 출연하고, 대사관에서 청취 독려를 할 정도로 공신력 있는 채널이 됐다. 국제적으로도 널리 알려져 필리핀 정부가 매년 선정하는 ‘세계미디어상’을 세 차례 수상해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2010년부터는 다문화 2세들을 위한 ‘엄마나라동화’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있다. 7개 언어권의 대표적 전래동화 160편을 이중언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유튜브, 재단 홈페이지, 스마트폰을 통해 서비스하고 있다. 다문화 가정뿐 아니라 일반 시청자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렇게 17년 동안 방송을 이어올 수 있었던 배경에는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경영 철학인 ‘또또사랑(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또 사랑합니다)’이 있다. 신 이사장은 “재단 출범 5년 만에 모기업에 경영 위기가 닥쳐 방송의 존속이 불투명했지만, 그룹 전체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재단에 대한 지원을 멈추지 않았다”며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또 그 당시 결혼이주여성 직업교육, 다문화 자녀 공부방·연극단·합창단 등 전국적으로 다양한 다문화 프로그램을 기획해 진행하다 접어야 했던 것을 아쉬워하며 기회가 되면 꼭 다시 해보고 싶다고 했다.
웅진재단은 다문화 음악방송 외에도 희귀난치성 환아 지원사업, 수학·과학·예술 영재 장학사업 등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을 펼치고 있다. 신 이사장은 “언어권을 넓히고, 새로운 콘텐츠도 꾸준히 개발해 더 나은 방송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앞으로도 방송이 이주민과 한국 사회가 함께 살아가는 데 든든한 가교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김지은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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