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재심요구 3주만에 기각
가해자 재심요구는 기한 다 채워”
당내에선 피해자들 조롱, 비난
소 취하 종용, 피해자들 당 떠나
“정의는 더디고 불의는 신속해”
강미정 조국혁신당 대변인이 당 내 성비위 문제에 대한 미온적인 대처와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에 항의하며 탈당을 선언했다.
당의 핵심인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이 특별사면으로 복귀한 호재에도 당내 혼란이 제대로 수습되지 않고 확산하고 있어, 향후 당 운영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강 대변인은 이날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조국혁신당을 탈당한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검찰개혁 공청회가 열리는 날이지만 참담한 현실을 말씀드리기 위해 기자회견장에 섰다”며 “검찰개혁을 누구보다 절실히 바라 조국혁신당에 입당했지만 떠날 수 밖에 없음을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당 내에서 발생했던 성비위와 이를 처리하는 당의 태도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앞서 지난 5월 한 조국혁신당 당직자가 본인이 지난해 7월부터 10개월 가까이 상사로부터 지속적인 추행을 당했으며, 당 윤리위원회와 여성위원회에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진상조사 등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조국혁신당은 “신고인의 요청에 따라 외부전문기관 위탁절차를 진행하는 등 공정하고 신속하게 조치하고 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강 대변인은 당이 오히려 가해자에 우호적이고 피해자에 가혹한 처리를 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그는 “당내 성추행 및 괴롭힘 사건의 피해자 중 한 명은 지난 달 당을 떠났다”며 “해당 사건과 관련해 당의 쇄신을 외쳤던 세종시당 위원장은 지난 9월 1일 제명됐고 함께 했던 운영위원 3명도 징계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피해자를 도왔던 조력자는 ‘당직자 품위유지 위반’이라는 이름의 징계를 받고 며칠 전 사직서를 냈다”며 “또 다른 피해자도 지금 이 순간, 사직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성비위 문제를 여성위 안건으로 올렸던 의원실 비서관은 당직자에게 폭행을 당했고 사건은 검찰에 송치됐지만 그는 소 취하를 종용받고 있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그러나 당은 피해자들의 절규를 외면했다”며 “윤리위와 인사위는 가해자와 가까운 인물들로 채워져 있었고, 외부 조사기구 설치 요구는 달이 넘도록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강 대변인은 “피해자를 지키려 했던 이는 재심청구 3주 만에 기각, 제명이 확정된 반면 재심을 청구한 가해자는 60일을 꽉 채운 끝에 겨우 제명이 확정됐다”며 “정의는 왜 더디고, 불의는 왜 신속한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그 과정에서 피해자들에게는 또 다른 가해가 쏟아졌다”고 덧붙였다.
강 대변인은 “게다가 당무위원과 고위 당직자들 일부는 SNS에서 피해자와 조력자들을 향해 ‘당을 흔드는 것들’, ‘배은망덕한 것들’이라 조롱했다”며 “문제제기는 ‘옳은 척 포장된 싸움’으로 매도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건이 접수된 지 다섯 달이 되어 가는 지금까지도 당의 피해자 지원 대책은 그 어떤 것도 마련되지 않았다”며 “가장 먼저 이뤄졌어야 할 피해자 보호와 회복이 외면당하는 사이 피해자들은 당을 떠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대변인은 “멋지게 해결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우리가 함께 겪은 아픔이 헛되지 않기를, 오늘의 눈물이 내일의 변화로 이어지기를 믿는다”고 탈당 소회를 남겼다.
또 “대변인으로,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또 지역위원장으로 당원 동지들과 함께 흘린 눈물과 기다림을 꽃으로 피워내지 못해 아프지만 함께했던 모든 순간은 후회 없다”고 전했다.
강 대변인은 “오늘 이 목소리가 또 다른 침묵을 깨우는 시작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며 “당은 떠나지만, 우리 사회를 혁신하는 길은 결코 버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불의에는 침묵하지 않고, 작은 목소리는 끝까지 증폭시키겠다”고 했다.
박준우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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