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제프린 엡스타인 사건의 희생자들을 지지하는 ‘생존자와 함께’ 집회에서 시민들이 피켓을 들고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3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제프린 엡스타인 사건의 희생자들을 지지하는 ‘생존자와 함께’ 집회에서 시민들이 피켓을 들고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미국 정가를 뒤흔들고 있는 ‘엡스타인 성 추문’ 사건의 피해자들이 공개석상에 나와 관련 자료 공개를 요구하는 법안의 통과를 의회에 촉구했다. 민주당이 ‘엡스타인 파일 투명성 법안’ 처리를 추진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문건 공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자 피해자들이 직접 압박에 나선 것이다.

피해 여성들은 3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프리 엡스타인과 그의 옛 연인이자 공범인 길레인 맥스웰에게 성 학대를 당한 경험을 증언하며 법안 통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피해자 아누스카 드 게오르기우는 “딸이 태어난 날, 나는 모든 아이를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오랫동안 공포와 수치심 때문에 침묵해야 했지만 이제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자인 헤일리 롭슨은 “우리가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아무도 이해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분노를 느낀다”며 “이 여성들은 실존하고, 우리가 여기에 직접 와 있다”고 말했다.

이날 회견에는 법안을 발의한 민주당 의원들과 일부 공화당 의원이 동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마저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공화·조지아)은 “이 문제는 정당 문제가 아니다. 엡스타인과 공범들을 보호하려는 시도로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억눌린 결과”라고 말했다.

엡스타인 사건은 미성년자 성 착취 혐의로 체포됐다가 2019년 교도소에서 숨진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성 추문이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루 가능성을 겨냥해 문건 공개 법안을 밀어붙이고 있으며, 공화당은 자체 결의안을 통해 하원 감독위원회의 조사만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 질문에 “이건 끝나지 않는 민주당의 농간”이라며 “민주당은 엡스타인 사건을 들춰내 워싱턴DC 범죄 소탕 등 내 성과를 가리려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내년도 예산안 협상을 둘러싼 공화·민주당의 갈등과 관련해 “정부 셧다운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공화당이 단기 예산 연장안에 찬성할 것”이라며 셧다운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어 민주당을 향해 “아픈 사람들”, “트럼프 망상 증후군”이라고 강하게 비난하며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큰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연 기자
정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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