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오는 11일)을 앞두고 정부조직 개편 방안의 윤곽이 제시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3일 의원총회에서 의견을 수렴한 데 이어 오는 7일 고위 당정협의를 갖고 개편 방향을 정한 뒤 오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라고 한다. 크고 작은 쟁점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은 검찰청 폐지와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과 관련된 것이다.
여당과 정부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 정책 기능을 환경부로 이관하는 식으로 기후에너지환경부를 만들겠다고 한다. 원자력발전소 건설·운영 기능을 환경 감시·규제 부서에 맡기는 것은,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이 “물과 기름을 섞으려는 것”이라고 비판했을 정도로 황당한 일이다. 탈핵 도그마에 집착한 탈원전 시즌2 발상으로 읽힌다. 그러지 않아도 기후에너지부 신설을 축으로 한 이 대통령의 ‘기후위기 대응’ 공약은 탄소중립(CF100)과 재생에너지 대전환(RE100) 개념이 뒤섞여 있지만, 원전 얘기는 없고 4대강 재자연화 등 환경 극단주의에 치우쳐 있다. 이 기능을 환경부로 넘기겠다는 것은 기후에너지부 발상보다 나쁘고, 현 정부 조직을 개악(改惡)하는 일이다.
환경부는 온실가스 감축, 석탄화력 폐지 등을 실현하는 규제 부처다. 에너지 산업은 기술 개발, 수출, 산업 육성 등이 필수인 국가 전략 산업이다. 원전은 고도의 기술력과 현장 경험이 축적돼야 하는 분야다. 환경부가 건설·운영을 총괄하면 신규 원전 추진은 어려워지고 국내 기술력과 인력 양성도 우려가 크다. 원전 수출의 발목도 잡게 된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데이터센터 등 미래 전략 산업은 안정적이고 저렴한 전력 공급 없인 불가능하다. AI 3대 강국이라는 이 대통령 공약도 물 건너간다. 에너지·데이터 강국 도약 기회를 날리는 매국적 행태이기도 하다.
이번 여름 폭우·가뭄을 계기로 환경부 중심의 물관리 일원화 정책에도 비판이 쏟아진다. 댐 건설 등 수량 관리 기능을 가진 수자원공사는 다시 국토교통부로 보내는 게 옳다. 국가 기간산업을 환경부에 맡겨선 안 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 방안은 당장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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