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준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환경부에 에너지 기능을 합쳐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신설된다. 7일 당·정이 밝힌 정부 조직 개편안에 따르면, 기존 에너지정책에 큰 변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그동안 크게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로 이원화돼 있던 에너지정책이 일원화되고, 기후변화라는 거대한 문제를 다루는 전담 부처가 탄생하게 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환경 부처에 ‘에너지’를 명시적으로 포함하는 국가는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 4개국에 불과하다. 에너지정책 관련 기능을 부분적으로 수행하는 경우까지 합쳐도 9개국뿐이다. ‘기후’를 포함하고 있는 국가는 캐나다, 오스트리아 등 6개국에 그친다. 이런 점에서 이번 변화는 국제적으로도 주목을 끌 것이다.
환경부는 환경정책을 담당하는 주무 부처이지만, 에너지 분야에서는 소각열 에너지 및 폐자원 에너지 회수 등 매우 일부만 다뤄 왔다. 반면, 산업부는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전력수급·원자력발전·신재생에너지 등의 업무를 관장하고 있어 두 부처를 중심으로 한 인사와 조직상 원활한 조율이 이번 조직 개편의 성공을 판가름 지을 것이다. 또한, 기후변화는 하나의 부처가 담당하기에는 너무 큰 문제라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귀 기울여야 할 대목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골든타임을 2025년까지로 보고 있고, 우리나라 역시 2030년까지 40%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약속한 바 있다. 현실에 비춰볼 때 이는 달성하기 쉽지 않은 도전적 목표다. 그러나 탄소배출 규모 세계 10위권 국가로서 우리는 온실가스를 전향적으로 줄여나가야 할 책임이 있다.
다만, 그 추진 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우선, 우리나라의 제조업 비중은 약 25%에 육박해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문제는, 우리나라 전체 온실가스 배출의 절반 이상이 제조업 중심의 산업 부문에서 발생한다는 점이다. 더구나, 앞으로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인해 전력 수요는 더 높아진다. 즉, 에너지 수요를 낮추기는 어려운데 에너지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감축해야 한다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따라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면서도 탄소 발생은 최소화하는 묘책이 필요하다. 온실가스의 약 35%는 전력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므로 전기 생산에 필요한 에너지를 탄소 배출이 적은 에너지원, 이른바 재생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재생에너지를 통한 발전량은 10% 미만으로 OECD 꼴찌 수준이다. 독일을 비롯한 일부 유럽 국가들의 재생에너지 비중이 60%를 넘어섰다는 점과 비교가 된다.
이런 현실을 고려할 때 우리에게 남은 선택지는 원자력 발전이 될 수밖에 없다. 원자력은 이미 전력 믹스에서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전기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거의 없어 친환경 투자 기준에 포함되는 만큼 원전 활용을 더 강화해야 한다. 그래야 국가탄소감축목표 달성에도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다.
다만, 사용후 폐기물 처리 문제로 인해 사회적 수용성이 낮은 게 큰 걸림돌이다. 이미 관련 특별법이 제정돼 있어 일단 숨통은 트였지만,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영구 처분 시설 확보가 관건이다. 이 문제가 향후 기후에너지환경부가 풀어야 할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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