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근로자 안전 귀환’ 총력

 

주미대사 부재에 외교장관 급파

일괄귀국 속 美 거주의사 존중

잔류시 구금 상태서 재판 받아

자진출국땐 재입국 불이익 우려

지난 4일 미국 조지아주 엘러벨에 위치한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체포된 한국인 직원들이 이민 단속당국 버스를 손으로 짚은 채 수색당하고 있다.  미 이민세관단속국(ICE) 제공, EPA 연합뉴스
지난 4일 미국 조지아주 엘러벨에 위치한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체포된 한국인 직원들이 이민 단속당국 버스를 손으로 짚은 채 수색당하고 있다. 미 이민세관단속국(ICE) 제공, EPA 연합뉴스

미국 조지아주에서 한국인 근로자 300여 명이 구금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우리 대통령실 및 정부는 모든 외교 라인을 가동하며 총력을 펼쳤다. 구금된 한국인들이 오는 10일 ‘자진 출국’ 형태로 국내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이들 중 일부는 현지 거주를 이어갈 뜻을 밝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진 출국 시 재입국 제한 등 불이익이 있을 수 있고, 잔류 시엔 구금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야 하기에 불씨가 아직 남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구금된 300여 명의 한국인 근로자 중 귀국 의사를 밝힌 인원은 이르면 10일 정부가 마련한 전세기를 타고 귀국할 예정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현재 구금된 우리 국민 전원이 무사히 귀국할 수 있도록 세부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향후 행정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우리 국민을 빠른 시일 내에 일괄 귀국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쇠사슬 묶인 채 체포 ‘굴욕’

쇠사슬 묶인 채 체포 ‘굴욕’

체포된 한 직원이 수갑을 차고 쇠사슬에 묶인 채 당국의 버스로 탑승하고 있는 모습. 미 이민세관단속국(ICE) 제공, EPA 연합뉴스

앞서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과 이민세관단속국(ICE) 등이 4일(현지시간)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던 한국인 근로자 300여 명을 체포해 구금한 사실이 알려진 직후, 대통령실과 정부는 사흘간 비상대응체계에 돌입했다. ICE가 공개한 단속 영상에서 헬리콥터로 현장을 급습하고, 체포된 공장 직원의 다리와 허리를 쇠사슬로 묶는 등 ‘전쟁터’를 방불케 해 구금된 한국인들의 신변에 대해 우려가 커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 권익이 침해되지 않게 철저히 대처하라”는 지시를 내린 후, 수시로 각급 차원의 회의가 열렸다. 특히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을 중심으로 미 백악관과 소통하며 한국인의 신속한 귀국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역시 이날 오후 워싱턴DC로 출국하는 조현 장관을 본부장으로 한 재외국민보호 대책본부를 설치하고, 박윤주 제1차관은 엘리슨 후커 국무부 정무차관과 통화에서 신속한 사태 해결을 요청하는 등 고위급 채널을 가동했다. 미 현지에선 조기중 워싱턴 총영사가 미 조지아주 이민당국 구금시설에서 구금된 한국인에 대한 영사 지원을 총괄했다.

우리 정부는 구금된 한국인들의 일괄 귀국을 추진하고 있지만, 미국 내 거주 의사를 밝히는 국민에 대해선 이를 존중할 방침이다. 다만 이 경우 구금 상태에서 개별적으로 이민 재판을 진행해 거주요건의 정당성을 인정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자진 출국 형식을 취하더라도 향후 미국 재입국 제한 등 불이익을 받을 여지가 있다. 자진 출국을 택하면 미국 이민당국의 데이터에 기록은 남지 않지만, 불법 체류로 체포·구금된 상태에서 적법성을 다투는 절차를 포기한 것이기 때문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 재입국 제한 등 향후 불이익은 구금된 인원들의 입국 시 비자 유형 등 개별적 상태에 따라 상이해 현 단계에서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정우 기자
이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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