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동 논설위원
‘내로남불’ ‘자가당착’ ‘이율배반’…. 더불어민주당이 야당 때 반대하던 일을 여당이 돼선 버젓이 뒤집고, 모순되는 일을 아무런 민망함 없이 감행하는 경우가 잦은 것을 비판할 때 쓰는 용어인데, 최근 자칭 ‘검찰개혁’에서 극단적인 모습을 보인다. 민주당은 세계적 추세와는 정반대로 검사의 수사권과 기소권은 분리돼야 한다면서 검찰청을 폐지하고 기소·공소유지는 공소청이, 수사는 중대범죄수사청이 맡는 방안을 지난 7일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확정했다. 전제부터 틀린 법을 여론 수렴도 제대로 하지 않고 야당과의 합의도 없이 속도전으로 밀어붙인다.
문제는 수사·기소권 분리가 당연한 선(善)이라면서 특별검사에겐 왜 수사·기소권을 한 손에 쥐여 주고 위법적인 별건 수사와 피의사실 공표까지 허락하냐는 점이다. 검찰은 만만하지 않아 안 되지만, 특검은 ‘민주당 검찰’이라 괜찮다는 건가. 수사·기소권을 다 가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왜 폐지 않고 더 강화하겠다는 건가.
여당의 특검 편애는 유별나다. 민주당이 만든 내란·김건희·해병 특검은 수사관 등은 제외하고도 파견검사만 120명을 받아 최장 150∼120일을 수사하는데, 그것도 부족하다고 지난 4일 ‘더 센 특검법’을 법사위에서 의결했다. 특검 수사가 아직 절반도 안 지났는데, 파견 검사를 모두 50명 증원하고 수사 기간을 각각 30일 늘렸다. 코미디 같은 게 내란특검만 현재 검사 60명을 채웠을 뿐 김건희·해병 특검은 할당받은 40·20명을 다 못 채웠는데도 10·30·10명씩 더 준다는 것이다.
특검 수사 중간에 갑자기 기간과 인원을 늘린 것은 전례가 없는 일로, 연말까지 끌고 가 내년 지방선거에 도움을 받자는 정치 셈으로 읽힌다. 여야가 공천을 시작할 즈음 기소가 이뤄지고 한참 선거판이 무르익을 때 본 재판이 어우러지도록 하겠다는 계산일 것이다. 마침 특검법 개정안에는 특검 사건 재판의 중계(방송)를 적시했다. 민주당의 3대특검종합대응특별위원장인 전현희는 오세훈 서울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김진태 강원지사를 콕 짚어 특검 수사를 요구했다. 12·3 계엄 때 청사를 폐쇄하고 비상회의를 열었기 때문이라는 데, 속을 부끄럼 없이 드러낸다. 전 의원은 내년 서울시장 후보로 거명된다. 제 논에 물 대는 발언은 차마 민망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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